블로터·넘버스 2024 M&A 전망 설문조사 ②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 10명 중 6명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이 전년보다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리 인하로 시장이 비교적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한편, 올해까지는 우울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부딪친다.
블로터와 넘버스가 공동으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기관투자자(LP) 등 IB 업계 종사자 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6.1%가 올해 M&A 시장이 완만히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급격히 개선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3%로 총 59.1%가 시장이 예년보다 좋아진다고 전망했다.
M&A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주된 근거는 ‘금리 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이에 따라 인수금융 조달 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여기에 M&A 매물로 나오는 기업이 증가하며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M&A 매물이 증가한다는 이유로는 ‘구조조정에 따른 경영권 매각’이 제시됐다. 오랜 기간 경기침체로 인해 사세가 기운 기업의 회생 신청이나,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중견·대기업이 특정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 거래가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구조조정은 올해 자본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11번가와 에코비트 모두 구조조정 성격의 매물이다. 11번가는 SK그룹에서 이커머스 사업 의지를 접으면서 시작됐으며, 에코비트 또한 태영그룹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내놓은 자회사다.
시장이 완만히 개선될 것이라고 답변한 한 응답자는 “금리 수준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조조정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해 M&A 시장 분위기가 예년과 같거나 악화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M&A 시장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31.8%를 나타냈으며, 7.6%는 ‘완만히 악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1.5%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근거 또한 ‘금리’다. 고금리 기조가 올해 안에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인하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연기금·공제회 등 주요 ‘큰 손’들이 보수적인 투자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시장이 활기를 찾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동성을 가진 위탁운용사(GP)가 투자 의지를 보여도 LP의 자금 집행이 늘지 않는 이상 단기간 분위기 반전은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장이 완만히 악화될 것이라고 답변한 한 응답자는 “예상보다 고금리 기조가 오래 갈 것”이라며 “매도인과 매수인간의 밸류에이션 갭이 여전한데다 잠재 매수인들도 시장 악화에 따라 보수적 투자기조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에는 총 44곳의 대표 또는 임원 66명이 참여했다. 기관투자가 16곳 23명, 사모펀드 19곳 19명, IB와 자문사 18곳 24명 등이다. 설문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는 익명을 요구한 국책은행(2명)과 공제회, 건설공제조합, 공무원연금공단(3명), 교정공제회, The-K한국교직원공제회(3명), 무림캐피탈, 부국증권, 사학연금, 삼성증권(2명), 새마을금고중앙회(2명),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신협, 우리은행, 우정사업본부 등이다.
GP와 PEF는 글랜우드크레딧, 노틱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IMM PE, SG PE, NH투자증권, NPX PE, 오케스트라PE, UC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JC파트너스, JKL파트너스, 코스톤아시아, 큐리어스파트너스, 키스톤PE, 한국투자PE,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IB와 자문사는 대신증권,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미래에셋증권, 바른(2·법무법인), 산업은행, 삼덕(회계법인), 삼정KPMG(2·회계법인), 세종(법무법인),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율촌(2·법무법인), EY한영(회계법인), 이촌(회계법인), 지평(2·법무법인), KB증권, 태평양(법무법인), 하나증권, 화우(2·법무법인) 등이 설문에 답했다.
위 기업명은 가나다순으로 나열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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