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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더 줄어드는 금융권 PEF 출자…”기업&주식 투자, 접근법 달라야”

Numbers_ 2024. 1. 26. 13:51

블로터·넘버스 2024 M&A 전망 ⑧

 


금융권의 사모펀드 운용사(PEF) 출자 요건이 엄격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PEF가 위험하다는 정부 인식이 강하고 이에 따라 금융권의 PEF 출자 규제가 보수적으로 설계된 탓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PEF의 기업 투자가 단순한 주식 투자와 다르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블로터와 넘버스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M&A 관련 기업 44곳에 근무하는 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M&A 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규제 개선 과제 중 하나로 ‘기관투자자(LP)들의 PEF 자기자본비율 계산방식·포트폴리오 평가방식·회계처리’가 언급됐다. 

이들 LP는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권을 칭한다. 즉 정부 기조에 따라 금융권이 PEF를 고위험군으로 규정하고 출자를 엄격하게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금융권의 PEF 출자가 위축된 데는 새로운 국제 BIS(자기자본비율)협약에 따라 규제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BIS협약은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자산의 신용리스크에 따라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하는 협약이다. 국제결제은행(BIS) 바젤위원회는 지난 2006년 은행건전성 기준인 BIS비율을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협약을 시행했다. 

일찍이 IB업계는 BIS협약이 새로 도입되면 PEF 환경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PEF 위험가중치가 최대 400%로 치솟아 금융권이 PEF 출자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위험가중치를 최대한 낮춰 PEF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자닌 등 기업의 자기자본 확충 프로그램을 운용해 맞춤형 지원 제도를 시행한 독일이 대표 사례다. 

법이 시행된 지 18년이 지났지만 국내의 규제 완화 논의는 전무한 상태로 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개선해야 할 규제에 대해 위와 같이 답변한 국내 대형 PEF 고위 관계자는 <블로터>에 “국제협약과 금융감독원 감독 기준에 따르면 PEF는 상당히 위험한 투자처다. 금융권이 PEF 투자를 꺼리게 된 이유다”라며 “규제 완화와 같은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자본여력 확대를 요구하면서 PEF 출자는 감축 대상 1호가 됐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PEF 등에 투자하면 위험가장자산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자금 한도 소진 등의 이유로 PEF 출자건을 보류하기에 이르렀다. 가뜩이나 금리인상으로 LP의 움직임이 크게 둔화돼 대형운용사(GP)와 PEF의 출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출자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단순히 상장회사의 회계를 처리하는 것과 같이 기계적이고 단기적 시점에서 PEF 출자를 바라봐선 안된다는 제언이다. 

앞서 언급한 PEF 관계자는 “상장 주식은 주가라는 명확하고 일괄적인 기준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평가하고 회계를 처리할 수 있다”면서도 “PEF는 기업을 주가만 두고 투자하지 않는다. 경영권 프리미엄이나 본질적 가치를 두고 오랜 기간 검토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PEF의 출자를 상장 주식과 같은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길게는 수년동안 기업을 성장시키는 장기 투자라는 점에서 출자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에는 총 44곳의 대표 또는 임원 66명이 참여했다. 기관투자가 16곳 23명, 사모펀드 19곳 19명, IB와 자문사 18곳 24명 등이다. 설문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는 익명을 요구한 국책은행(2명)과 공제회, 건설공제조합, 공무원연금공단(3명), 교정공제회, The-K한국교직원공제회(3명), 무림캐피탈, 부국증권, 사학연금, 삼성증권(2명), 새마을금고중앙회(2명),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신협, 우리은행, 우정사업본부 등이다.

GP와 PEF는 글랜우드크레딧, 노틱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IMM PE, SG PE, NH투자증권, NPX PE, 오케스트라PE, UCK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JC파트너스, JKL파트너스, 코스톤아시아, 큐리어스파트너스, 키스톤PE, 한국투자PE,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IB와 자문사는 대신증권,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미래에셋증권, 바른(2·법무법인), 산업은행, 삼덕(회계법인), 삼정KPMG(2·회계법인), 세종(법무법인),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율촌(2·법무법인), EY한영(회계법인), 이촌(회계법인), 지평(2·법무법인), KB증권, 태평양(법무법인), 하나증권, 화우(2·법무법인) 등이 설문에 답했다.

위 기업명은 가나다순으로 나열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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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더 줄어드는 금융권 PEF 출자…”기업&주식 투자, 접근법 달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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