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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39년째 감소세를 보이며 ‘밥솥명가’인 쿠쿠와 쿠첸도 살길을 찾아나섰다. 쌀밥을 선호하는 사람이 사라지면서 밥솥 판매량도 자연스레 감소했고, 두 회사는 프리미엄 밥솥이나 밥솥 이외의 생활가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달 26일 발표한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양곡년도(2022년 11월1일~2023년 10월31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전년 대비 0.6%(0.3kg) 줄어든 56.4kg으로 집계됐다.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54.6g으로 전년보다 0.6%(0.9g) 감소했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과 하루 평균 소비량은 모두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간 쌀 소비량은 1984년(130.1kg) 이후 39년 연속 감소했다. 밥 한공기에 들어가는 쌀이 약 90~100g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인들은 하루에 쌀밥 한공기 반 정도만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쿠쿠, 생활가전 다각화…합산매출 1.7조원
삼성전자과 LG전자가 2004~2005년 밥솥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현재 국내 밥솥시장은 쿠쿠와 쿠첸이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밥솥 판매량이 과거 대비 살아나지 않자 한때 밥솥명가로 불렸던 쿠쿠와 쿠첸 또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두 기업은 각각 사업다각화, 기존 사업 주력으로 나뉘어 엇갈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적으로 보면 선제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선 쿠쿠가 앞서고 있다. 쿠쿠는 일찌감치 주방가전, 미용가전 등 밥솥 외 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쿠쿠는 2017년 렌탈, 생활가전 사업을 인적분할해 쿠쿠홈시스를 세웠고, 밥솥을 판매하는 주방가전 사업을 물적분할(쿠쿠전자)한 뒤 사명을 쿠쿠홀딩스로 바꾸며 종합 생활가전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쿠쿠홈시스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가습기, 비데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매트리스, 안마의자 브랜드를 선보이며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진출했다. 이에 쿠쿠 전체 브랜드를 합산한 2023년 3분기 기준 밥솥 외 상품군 매출이 6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쿠쿠는 합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쿠쿠홀딩스(쿠쿠전자 실적 포함)와쿠쿠홈시스는 2019년 처음으로 합산 매출 1조원을 넘겼고, 이후 성장을 거듭하며 2022년 1조693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3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1조2976억원) 대비 2.47% 감소한 누적 매출 1조2655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밥솥에만 집중한 쿠첸…역성장 ‘눈물’
쿠첸은 기술을 고도화하고, 제품의 라인업을 확장하는 등 밥솥 사업에만 집중했다. 멀티쿠커 등 일부 주방가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밥솥 매출이 70% 이상일 정도로 비중이 높다.
쿠첸은 쌀 품종과 잡곡 종류에 따라 맞춤형 밥맛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브레인’ 밥솥을 내놓고, 모델 김연아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쿠첸은 지난해 1인가구를 겨냥한 밥솥인 ‘머쉬룸’, ‘멜로우’를 비롯해 캠핌족, MZ세대를 겨냥한 밥솥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하지만 과거 2000억원을 상회했던 매출은 2020년 1853억원, 2021년 1633억원, 2022년 1642억원으로 떨어졌다. 모기업인 부방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누적매출 10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284억원) 대비 14.86% 더 감소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쿠홈시스는 안마기부터 중저가 생활가전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이 인기를 끌고 있고, 해외에서도 매트리스, 공기청정기, 에어서큘레이터 등 신규 라인업을 론칭하면서 성장동력에 힘이 실어지고 있다”며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따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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