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돌아온 나성훈' 티웨이항공, 'LCC 무한경쟁' 방향타 잡는다

Numbers_ 2024. 3. 2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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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나성훈' 티웨이항공, 'LCC 무한경쟁' 방향타 잡는다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다. 그는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티웨이항공 사내이사로 전격 복귀할 전망이다. 예림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은 2018년 8월 당시 티웨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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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 (사진=티웨이항공, 예림당)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다. 그는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티웨이항공 사내이사로 전격 복귀할 전망이다. 예림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은 2018년 8월 당시 티웨이항공에서는 미등기 임원 신분이었다. 6년 만에 그룹의 캐시카우인 항공사업 '방향타'를 잡게된 셈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출범할 '통합LCC'와 경쟁을 대비하고 2대 주주인 JKL파트너스와 관계 설정과 신규 노선과 캐펙스(자본적 지출) 집행 등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이달 29일 김포국제공항 화물청사 서울지점 교육장에서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 주요 안건에 나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했다.

나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에 참석해 경영상 중대한 사안을 결의하는 등 기업 경영을 주도할 전망이다.

 

통합LCC 출범 후 경쟁력 확보 '전력투구'

 

나 부회장의 사내이사 등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계기로 한층 치열해질 국내 LCC 1위 경쟁구도와 맞물려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계열 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통합으로 이어진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진에어 등을 합쳐 '통합LCC본부'를 수도권에 유치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양사 합병의 대표적 수혜자로 꼽힌다. 유럽 당국이 제시한 양사 합병 조건부 승인 조건에 따라 티웨이항공으로 슬롯, 운수권이 이관 조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A330-300 항공기는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파리 노선 운항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대한항공으로부터의 항공기 대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신규 노선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A330 기재 도입으로 시드니, 비슈케크,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 중이다. 또한 일부 수요 높은 간선 노선에 대형기 투입으로 유연한 공급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5월부터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이 취항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유럽 노선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노선 이관에 따른 티웨이항공의 공급량 증가분은 최소 26억6000만에서 최대 66억5000만 유효좌석킬로미터(ASK)"라며 "이를 통해 확보 가능한 매출 규모는 연간 기준 2000~52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진단했다. 2023년 연간 티웨이항공 국제선 공급량은 131억1000만 ASK였다. 매출액이 1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공급량과 외형 모두 최대 50%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양 연구원은 또 "올해 6월 파리, 8월 로마, 9월 바르셀로나, 10월 프랑크푸르트 순으로 점진적인 취항이 예상되며 이관 효과는 2025년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전자공시)

 

예림당 대표 내놓고 '항공 앞으로'…사모펀트 엑시트도 관심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도 나 부회장에게 주어진 숙제다.

티웨이항공의 지배구조는 최상단에 예림당, 중간 지주사에 티웨이홀딩스, 상장사 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진다. 1970년생인 나 부회장은 단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부터 약 9년 간 예림당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티웨이항공의 중간 지주사 티웨이홀딩스에서는 2021년 3월부터 사내이사 자리를 지켜왔다. 티웨이항공 사내이사 자리에 오르게 되면 사업회사 이사회에서도 목소리를 내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는 티웨이홀딩스다. 1월 기준 티웨이항공 주요주주의 보유지분은 티웨이홀딩스가 28.69%,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운영하는 더블유밸류업이 26.77%, 예림당이 1.7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티웨이홀딩스는 지분 39.85%를 보유한 예림당이 최대주주다. 예림당은 나춘호 회장이 지분 31.47%를 보유 중이다. 나 부회장도 9.6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54.25%의 지분이 오너일가 소유다.

따라서 JKL파트너스의 엑시트 시점과 여부에 관계없이 나 부회장의 경영권 안정화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2022년 4월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217억 원을 투자해 보통주를 취득하는 한편 2023년 2월 전환우선주 보유분의 70%를 보통주로 전환해 2대주주에 올라섰다. 올 2월 나머지 우선주마저 전환했다.

올해 초까지 2대 주주인 더블유밸류업의 지분은 25.79%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지분율을 끌어올린 셈이다. 티웨이홀딩스와 더블유밸류업의 티웨이항공 보유지분 차이는 1%대로 좁혀졌다. 특수 관계인을 더해도 불과 3% 차이다.


재무건전성 확보 숙제…경쟁사 대비 높은 부채비율 해결해야


재무건전성 확보도 과제로 남는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연간 기준 부채비율은 712.11%에 달한다. 항공업계의 높은 부채비율을 감안하더라도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508.36% 진에어 566.02%, 에어부산 626.9% 등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은 유동성 확보도 요원한 상태다. 기업의 유동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인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을 같은 기간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지급능력 파악이 가능하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양호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통상 200% 이상이 유지되면 안정적이라 평가하며 100%가 넘으면 양호하다고 본다. 티웨이항공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3분기 89.71%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 말에는 187.81%를 기록했다.


조재훈 기자 cjh@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