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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운용사 ESG 평가모델 확립...지속가능투자 고도화할 것"

Numbers 2023. 10. 31. 13:22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 (사진=황금빛 기자)


“지난해 한국벤처투자에서 1조5000억원을 출자했는데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3조원으로 추산된다. 지속가능한 벤처생태계 실현을 위해선 사회적 성과를 정교하게 측정해 투자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운용사(GP)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매트릭스를 구축하고 ESG 평가모델을 확립해 단계적으로 지속가능한 투자 원칙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유웅환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기관) 대표는 30일 서울 강남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2023 한국벤처투자 ESG Initiative’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 벤처투자 업계의 지속가능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속가능한 투자는 재무적 요인뿐 아니라 ESG 요인을 고려해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전략이다. 행사에는 정부 부처를 비롯해 벤처투자시장 주요 민간출자기관, 벤처캐피탈(VC) 등 벤처펀드 운용사와 ESG업계 종사자 120여명이 참석했다.

유웅환 대표는 “ESG는 사회적 문제를 풀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식으로 지구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다”면서 “이때 한국벤처투자의 가장 큰 숙제는 금융체계 쪽에서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국벤처투자는 운용사(GP)들의 ESG 경영 평가 요소들을 도입하며 평가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엔 ‘DIM(Double I Multiple)’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만들었다. 투자수익배수(Investment Multiple)에 이은 사회성과배수(Impact Multiple)로 모태펀드 성과 측정의 차원을 확장한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운용사에 관련 인력 지원과 함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 등이다. 구영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ESG는 법률적인 부분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VC들이 관련 사내 변호사나 전담 인력 등을 다 갖추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스틱인베스트먼트 ESG 본부장은 “2021년 본격적으로 ESG 정책을 수립하고 ESG 투자를 실천 중인데 ESG 우수 운용사 가점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LP(출자자)들로부터 가산점을 받으면서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면서 “더불어 ESG 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VC에 실사 비용을 보조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임팩트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수 한국벤처투자 ESG 경영위원(김앤장 법률사무소 ESG 연구소장)은 “임팩트 투자 펀드는 일반 VC 펀드에 비해 포트폴리오 기업에 ESG 관련 정보 공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이 관련 역량을 보유해야 하는데 아직은 관련 논의가 대기업 중심이다”고 지적했다.

안정권 노을 CSO(최고전략책임자)는 “ESG는 기업의 성장 단계나 상황과 상관없이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 요소를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으니 스타트업 입장에서 초기부터 ESG 관련 비용을 쓰기 쉽지 않기 때문에 관련 교육이나 컨설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에선 운용사의 ESG 경영 평가와 함께 ESG 데이터 시장 자체도 커지면서 일종의 비즈니스가 되고 있다. 최진석 한국투자공사 책임투자팀장은 “기존 ESG 데이터는 전통 자산과 상장 주식에 맞춰져 있다 보니 대체투자 시장의 ESG 데이터 수요가 VC뿐 아니라 사모시장에서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에 해외 운용사와 연기금 등이 ‘ESG 데이터 컨버전스 이니셔티브(ESG Data Convergence Initiative)’를 만들어 데이터를 전 세계적으로 모을뿐 아니라 관련 데이터 업체들의 인수합병(M&A) 등도 활발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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