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M&A

12년 만에 M&A 나서는 엔씨소프트…올해 성공할까

Numbers_ 2024. 4. 22. 12:19

▼기사원문 바로가기

 

12년 만에 M&A 나서는 엔씨소프트…올해 성공할까

리니지 시리즈 부진으로 실적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공식화했다.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한 곳과 비교

www.numbers.co.kr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진=엔씨소프트)

 

리니지 시리즈 부진으로 실적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공식화했다.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한 곳과 비교하면 한발짝 늦은 감이 있지만, M&A를 위한 자금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은 1조7798억원, 영업이익은 13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30.80%, 75.44% 감소한 수준이다. 올 1분기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에 매출액 4152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7%, 59.77%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실적 부진은 2022년까지 전체 매출의 70% 이상 차지하던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꺾이면서다. '리니지M' 시리즈가 포함된 모바일 매출은 2022년 1934억원에서 지난해 1200억원으로 37.9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은 3904억원에서 3651억원으로 6.48% 줄어들었다. 

특히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도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시된 TL의 일평균 매출액은 1억원대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아마존에서 글로벌 퍼블리싱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글로벌에서 유의미한 규모의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TL 매출 기여액을 6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돌파구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진행된 "우리의 관심 1순위는 게임사"라며 "엔씨 게임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이 후보군이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도 엔씨소프트에 대해 M&A가 필수라는 의견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M&A를 통한 인오가닉 그로스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영업권 손상, PPA 비용 등을 감안해도 펀더멘털에 즉시 기여할 수 있는 M&A 매물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게임사들이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엔씨소프트에게 M&A는 필수 과제로 꼽힌다. 엔씨소프트의 마지막 인수는 지난 2012년 엔트리브소프트인 것으로 파악된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엔씨소프트에 합류한 이후 적자를 지속했고, 올 초 폐업했다. 이후 키다리스튜디오, 라이브커넥트 등 콘텐츠 기업과 버프스튜디오 등 게임 개발사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을 뿐 인수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2년간 M&A 사례가 없었던 엔씨소프와 달리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M&A를 통해 외연을 확장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8552억원을 들여 언노운월즈를 인수했다. 언노운월즈는 미국 게임개발사로 '내츄럴 셀렉션', '서브노티카' 등 PC·콘솔 게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언노운월즈는 당시 증권가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이밖에도 그림모션,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라이징윙스 등 국내외 게임사를 인수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8년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해 '아키에이지' IP를 확보했고, 2019년 PC·콘솔 게임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특히 2018년 지분 투자한 라이온하트가 개발한 '오딘'은 카카오게임즈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라이온하트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했다. 라이온하트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카카오게임즈 연결 실적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최근 10년간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한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M&A로 몸집을 키웠다.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IP 확보를 위해 M&A가 절실한 상황이다.

M&A를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엔씨소프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652억원, 단기금융상품 1조1675억원, 매출채권 1327억원, 기타유동수취재권 396억원으로 총 유동자산은 2조3368억원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엑스엘게임즈에 투자한 금액은 100억원, 라이온하트에는 50억원을 투자했다. 신생 개발사 투자로 이득을 본 셈이다. 크래프톤이 언노운월즈를 인수할 때 사용한 자금도 8500억원 수준이었기에 엔씨소프트도 글로벌 게임사를 인수할 자금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회사의 전체적인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게임 개발사 중심으로 M&A를 진행할 것"이라며 "IP 확보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한새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