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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기업 점검-교원]후계자 장동하 표 신사업 '흔들'

Numbers_ 2024. 4. 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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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기업 점검-교원]후계자 장동하 표 신사업 '흔들'

생활가전 렌탈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상황을 점검해본다.교원그룹의 오너 2세 장동하 부사장이 이끄는 신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봉착했다. 2년째 교원투어가 완전자본잠식의 늪에서 빠져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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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 렌탈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교원그룹 사옥 전경. /사진 제공=교원그룹


교원그룹의 오너 2세 장동하 부사장이 이끄는 신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봉착했다. 2년째 교원투어가 완전자본잠식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다 화장품·건강기능식품 계열사(교원더오름)도 지난해 자본잠식으로 전환한 까닭이다. 장 부사장은 양사의 모기업인 교원라이프를 다시 진두지휘 해 계열사 역량을 결집하고, 경영효율화 및 리브랜딩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교원라이프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자회사인 교원투어의 자본잠식이 2년째 이어지며 단기대여금 일부인 86억원을 손실로 인식했다. 교원라이프의 또다른 자회사인 교원더오름 또한 지난해 자본잠식으로 전환됐다.

상조 회사인 교원라이프는 그룹의 장남인 장 부사장이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사실상 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된 장 부사장은 교원라이프를 통해 교원투어·교원더오름·교원넥스트를 각각 지배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는 장 부사장이 5년 만에 교원라이프 대표이사로 복귀하며 계열사를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비교육으로 급성장…2세 경영도 확립


학습지 ‘구몬’으로 알려진 교원그룹은 2000년대부터 생활가전 렌탈·여행·상조 등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창립자인 장평순 회장은 2000년 호텔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2002년 교원L&C를 설립하며 정수기와 비데 등 생활가전 렌탈 사업에 뛰어 들었다. 2011년엔 교원라이프를 설립하며 상조 사업에도 진출했다.

비교육 사업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교원그룹은 2010년대 들어 2세 승계를 시작했다. 장 회장의 두 자녀인 장 부사장과 장선하 전무도 비교육 신사업을 육성하는데 중점을 뒀다. 지난 2011~2012년 차례로 교원에 입사한 남매는 각자 신사업 계열사 대표를 겸직하며 몸집 불리기에 집중했다. 

이 중 장 부사장은 M&A(인수·합병)를 통한 신사업 진출에 적극 나섰다. 장 부사장은 2020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중점을 둔 M&A를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2021년 여행사KRT(현 교원투어)를 인수했다. 누나인 장 전무는 장 부사장에 비해 비교적 한정적인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룹의 호텔 사업을 이끄는 동시에 알렌바이오를 통해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결과 교원그룹의 비교육 매출은 2023년 4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에 지난해 두 남매는 엇갈린 운명을 받아들었다. 장 부사장은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고 장선하 전무는 상무에서 전무로 한 단계 승진하는데 머물렀다. 과거 장 부사장보다 1년 늦게 그룹에 입사한 장 전무가 1년 빨리 상무보로 승진하며 앞지르는 듯했지만 결국 신사업 기여도가 명운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


장동하 표 신사업 좌초되나…경영능력 시험대


다만 올해부터는 장 부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우선 장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핵심 계열사가 모두 실적 부진에 빠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재 장 부사장은 교원라이프를 비롯해 교원투어·교원넥스트·교원스타트원 등 신사업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 중 교원라이프는 장 부사장이 대표로 복귀하기 직전인 지난해 이미 24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행사 교원투어와 메타버스 계열사인 교원넥스트는 모두 손실을 냈다.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교원스타트원의 연간 순이익 규모 또한 1억원 미만으로 미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장 부사장은 지난해 골칫거리였던 적자 기업 교원위즈를 교원라이프에서 교원프라퍼티로 넘겼다. 교원프라퍼티로부터 받은 차입금(2022년 누적 533억원) 상환 및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지분을 넘긴 것이다. 교원더오름 또한 2018년 진출한 베트남 사업 성과가 부진해지며 지난해 49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반영했다. 이후 장 부사장은 교원더오름 대표에서 물러났다. 회사는 올해 3월부터 교원웰스 사업기획 부문장 출신의 김영철 신임 대표를 영입하며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경영 효율화 돌입…전면 리뉴얼도


장 부사장은 올해 교원라이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그는 장례식장을 추가로 확보하고 반려가구 증가에 맞춰 펫 상조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장례식장을 기존 7개에서 25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직접 M&A를 주도한 교원투어에는 더욱 애정을 쏟고 있다. 장 부사장은 적자의 늪에 빠진 교원투어를 되살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프리미엄 브랜드 론칭 △자유여행 강화 △직판 채널 영향력 강화 △항공 사업 확대 △고객 접점 확대 등을 중점 추진 전략으로 삼았다. 목표 송출객수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규모인 70만명까지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특히 교원투어는 계열사 간 협업을 기반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교원투어는 이달 초 교원그룹의 생활가전 렌탈 브랜드인 '웰스'와 협업을 맺었다. 여행 상품을 구매할 시 공기청정기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이벤트도 벌인다.  

장 부사장은 또 펫 상조에 이어 펫 호텔 등 반려동물 시장을 주축으로 한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원그룹은 현재 경상북도 경주에 위치한 스위트호텔을 펫 전문 호텔로 전면 리뉴얼 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며 9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다양한 사업은 물론 이종산업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장 부사장이 교원라이프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며 "장 부사장은 취임 이후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휴사 및 영업 채널을 확대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한편,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