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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그룹이 오너3세 김종희 부사장 단독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앞서 오너 2세대에 동서그룹은 김상헌 동서 고문과 김석수 전 동서식품 회장이 그룹의 지주사 ㈜동서와 동서식품을 각각 이끌며 형제경영으로 그룹을 책임져왔으나 3세 승계에 있어선 김 고문의 장남 김 부사장이 지난 3년 간 전체 지분의 약 3%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입·증여 받으며 확고한 단독 경영 시대를 맞이하는 모양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해 4월 21일부터 올해 4월 23일까지 총 52차례에 걸쳐 ㈜동서 주식을 매입했다. 지난 2일 김 부사장이 아버지 김 고문으로부터 동서 주식 10만주를 수증받은 것까지 포함하면 총 주식 증가분은 총 200만주다. 김 부사장의 동서 지분은 12.66%에서 14.59%로 상승했다.
㈜동서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17.39%를 소유한 김 전 회장이며 2대 주주는 김 부사장의 아버지 김 고문(16.16%)이지만 김 고문의 부인 한혜연씨(3.61%)와 장남 부사장 14.59%, 장녀 김은정씨 3.76%, 차녀 김정민씨 3.61%를 합치면 김 전 회장 관련 지분 26.26%(김 전 회장 17.39%, 부인 문혜영씨 2.01%, 장남 김동욱씨 3.17%, 차남 김현준씨 2.88%)보다 많다.
동서는 동서식품(50%), 동서유지(50%), 동서물산(62.5%), 동서음료(66%) 등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 지주사로, 앞서 김 고문이 2014년 회장직에서 퇴임한 이후 현재 전문경영인인 김종원 대표에게 경영을 맡긴 상태다. 동서그룹의 '캐시카우' 동서식품은 1968년 동서와 미국 '제너럴푸즈(현재 몬델레즈 홀딩스)'가 각각 지분 50%를 출자해 만든 합자회사다.
동서그룹은 2004년 김 고문이 동서 회장에 오르고 김 전 회장이 동서식품 부회장으로 형을 보필하며 '형제경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동서그룹은 3세 승계로 넘어가면서 창업주의 장손인 김 부사장의 단독 경영 체제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2018년 동서식품 회장직을 내려놨다가 지난해 3월 복귀했던 김 전 회장이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다시 회장직에서 퇴임하면서 김 부사장 체제에 더욱 힘이 실렸다.
김 전 회장의 장남 김동욱씨와 차남 김현준씨의 동서 지분은 아직 3.17%, 2.88%에 그치고 경영에도 참여한 적이 없어 사실상 승계에서 제외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서그룹의 오너 3세 가운데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김 부사장이 유일하다.
김 부사장은 2006년 동서에 입사하고 2014년부터 경영지원부문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뒤 지난해 3월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2006년부터 지분 상속 및 장내매수 방식으로 지분 확보에 나서왔다. 실제로 김 부사장의 지분은 2006년 2.24% → 2010년 3.46% → 2015년 10.28% → 2017년 11.22% → 올해 5월 14.59%로 늘었다.
향후 김 부사장은 임원 보수와 배당금 등으로 실탄을 마련하고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서의 배당금은 72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 14.14%를 보유한 김 부사장은 101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승주 기자 sjle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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