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역대 최대 실적 거둔 카카오뱅크…지방은행 연내 추월하나

Numbers_ 2024. 5. 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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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실적 거둔 카카오뱅크…지방은행 연내 추월하나

인터넷전문은행 대장인 카카오뱅크가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속도라면 지방은행들을 모두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방은행들은 관련 법에 따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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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대장인 카카오뱅크가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속도라면 지방은행들을 모두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방은행들은 관련 법에 따라 지역에 국한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때문에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사이 카카오뱅크는 낮은 대출 이자를 내세워 전국적으로 고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8일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111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9.2% 성장한 수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 늘어난 7179억원, 영업이익은 8.8% 증가한 148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다른 은행들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주담대 등 대출 자산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시작된 주담대 갈아타기 시장(대환대출)에서 카카오뱅크는 32개 금융사 기준 시장점유율 31%를 차지했다. 같은 시기 시작된 전·월세보증금대출 시장 점유율도 21개 금융사 기준 46%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41조3000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올 들어서만 2조6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주담대 잔액(전·월세 대출 제외)이 2조7000억원(29.7%) 늘어난 11조8000억원이다. 전·월세 대출 잔액은 2000억원 증가한 12조4000억원이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4000억원 감소한 16조원이다. 이를 토대로 카카오뱅크의 1분기 이자수익은 58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9% 늘어났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50%가 대환 목적이었는데, 해당 비중이 올해 1분기에는 62%까지 높아졌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은 대환 비중이 45.0%에 달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도 역대 최고로 포용금융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이같은 성장 속도라면 지역 한계가 없는 카카오뱅크 등이 지방은행들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5대 지방은행 가운데 1분기 기준으론 이미 경남(1012억원)·광주(731억원)·전북은행(508억원)의 순이익을 뛰어넘은 상태다. 지방은행들의 맏형인 부산은행은 1분기 순이익으로 1252억원을, 대구은행은 1195억원을 거둬 카카오뱅크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지방은행들의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영업권역이 제한돼 있고, 부동산 경기 부진과 고금리 여파로 PF 관련 충당금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려는 배경이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올해 연간 여신 성장률로 20% 내외를 제시했다가 이번에 다시 10%초반대로 내려잡았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을 수용하기 위해서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로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정부 방침을 수용하고 잘 따르기 위한 방침"이라며 "올해 여신 성장세는 하반기에는 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돼 연간 기준으로 10%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대출 성장 목표치는 대출이동제를 통해 대환 목적으로 유입된 대출 물량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공격적인 영업 덕분에 1분기 말 현재 기준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18bp(1bp=0.01%p) 악화한 2.18%다. NIM은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카카오뱅크는 저원가성 수신자금 확대로 예대율이 2.7%p 하락한 88.1%를 기록하면서 NIM이 급락했다. 김 COO는 "운용수익률 목표 성과를 달성한다면 올 연간 기준으론 NIM을 2.2% 수준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사업 현황에 대해선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슈퍼뱅크와 협업 중이며 조만간 대고객 서비스 그랜드 오프닝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에 대해서는 기존 태국 시암뱅크 SCBX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중국 위뱅크가 업무 제휴 파트너로 추가 합류했다"며 "3사가 협의해 8월까지 가상은행 인가를 위한 신청서를 태국 중앙은행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