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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의 사업은 크게 '화학(그린케미컬)'과 '의약품(라이프사이언스)'으로 나뉜다. 변동성이 큰 제약업과 비교해 화학사업부는 비교적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 3172억원, 영업이익 18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중 그린케미컬 부문은 매출 2222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올렸다.
독보적 시장 입지 구축…여전한 위험 요인은 '중국'
SK케미칼은 '리사이클코폴리에스터(PETG)'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SK케미칼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던 배경이다.
PETG는 기존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의 결정성을 비결정성으로 바꿔 가공성과 내화학성을 높인 플라스틱 소재로 화장품·식품용기 등에 주로 활용된다. 기존 투명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PC)나 폴리염화비닐(PVC)과 달리 발암물질이 검출될 우려가 없고 소각시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로 꼽힌다.
SK케미칼은 당초 PET를 중심으로 사업을 해왔지만 중국 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노선을 바꿨다. 지난 2000년대 초 미국 이스트만이 독점하고 있던 PETG 시장에 뛰어들었고, 2001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PETG를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PETG의 핵심 소재인 사이클로헥산디메탄올(CHDM) 제조 기술이 까다로워 전 세계적으로 SK케미칼과 이스트 2곳만 완전한 생산·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2014년부터 PETG 매출이 PET 매출을 상회했으며, 2023년 들어서는 PETG가 전체 코폴리에스터사업부 매출의 97%를 차지했다. '효자 상품'인 PETG를 바탕으로 SK케미칼은 2020년 이후 해마다 6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시장 전망도 밝다. SK케미칼 자체 추정치에 따르면 글로벌 PETG 수요는 2023년 기준 약 50만톤 수준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환경규제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와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용기 중 재생플라스틱 사용 비중을 오는 2025년 55%, 2030년 100%로 각각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의 시장 진출은 우려되는 요인이다. 중국 업체들은 PETG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산 PETG는 현재 저가 시장에서 일부 판매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PETG는 높은 중합 기술력과 더불어 CHDM 등 필수 원료의 안정적 확보가 요구되는 사업"이라며 "추후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아진다면 SK케미칼과 이스트만이 양분하던 기존 PETG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이후 재무안정성 '대폭 개선'
제약 부문의 부진에도 SK케미칼은 2023년 말 기준 부채비율 55.4%, 차입금의존도 26.7%, 마이너스 순차입금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 화학 부문의 성과가 기반이 됐다. 유동비율은 265.5%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이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은 재무구조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케미칼의 재무안정성은 2020년 바이오에너지 사업 매각과 2021년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현금 유입 등으로 크게 개선됐다. 기존 7000억∼8000억원 규모였던 순차입금 규모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단기상환 부담도 작다. SK케미칼의 2023년 말 총차입금 1조1099억원 중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41.8%(4639억원)다. 단기성차입금은 △단기차입금 2637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26억원 △유동성사채 1899억원 △유동성리스부채 77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SK케미칼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6004억원으로 총차입금을 웃돈다.
SK케미칼은 튼튼한 재무 체력을 기반으로 그린케미컬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자회사 SK멀티유틸리티 열병합발전소 건설, SK바이오사이언스 생산시설 신증축 등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SK케미칼 관계자는 "유형자산을 활용한 자금조달 가능성 및 풍부한 현금성자산 등을 감안하면 자금 소요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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