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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KB증권을 파트너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증권이 지배구조 자문 영역에 새롭게 진출한 뒤 첫 행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KB증권과 자문 계약을 맞고 계열사 분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효성은 회사 분할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분할재상장 예비심사서를 제출했으며 지난달 말 재상장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번 인적분할 작업은 효성그룹 내에서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형제 갈등을 미연에 막고 효율적인 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효성그룹은 지난 2014년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조현준 회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하며 오랜 기간 형제 갈등에 시달린 바 있다.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자문은 KB증권이 맡았다. KB증권이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실시, 분할·합병·지배구조 개선 자문 서비스를 개시한 점을 감안하면 관련 자문 용역을 처음으로 맡게 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효성그룹 자문 외에도 다른 클라이언트(고객)들로부터 관련 자문 오퍼(제안)를 다수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은 회사의 명운이 달린 일인 만큼 정교한 자문이 필요하다. KB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일회계법인, NH투자증권 출신 분할·합병·지배구조 개선 부문 실무경험 전문가 인력을 충원하기도 했다.
KB증권은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파생되는 업무까지 도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이 경우 계열사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회사채, 재상장 주관으로 업무가 파생되기도 한다. 실제로 효성이 자사주 55만6930주(2.64%)를 대한항공에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주관사는 KB증권이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효성의 자문을 완수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자문 영역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효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자사주 처리 방안으로 인해 난이도가 높은 자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금융당국이 기업 인적 분할시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을 원천 봉쇄키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제재는 상반기 중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본격화된다.
이 가운데 효성은 전체 지분의 2.87%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고 나머지 2.64%를 대한항공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효성그룹은 기업분할 과정에서 자기주식을 통해 대주주의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자사주 마법'을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해가면서도 ㈜효성과 HS효성에 안정적으로 투자해 줄 파트너까지 확보하게 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당국 가이드라인 하에 금번 효성의 지배구조 자문 난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했다”며 “효성과 거래소 측이 합의점을 찾으면서 KB증권이 딜을 잘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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