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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재고자산 규모가 2조1000억원을 넘겼다. LG이노텍은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일정에 따라 재고를 의도적으로 늘렸다가 소진하는 재고 사이클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규모가 커진 재고가 단기적인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 3월 말 기준 재고자산 장부금액은 2조1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LG이노텍은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맞춰 통상 3분기까지 생산량을 비축한 뒤 연말부터 소진하는 방식으로 재고를 관리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1분기에 대규모 재고를 쌓는 흐름이 나타난다.
실제로 LG이노텍의 최근 1년간 재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 2조원에 달했던 재고는 2분기 1조2025억으로 저점을 찍고 다음 분기에 2조1144억원까지 불어난 뒤 다시 4분기 1조572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재고가 한 분기 만에 6000억원이 다시 증가해 2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올해 1분기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재고자산회전율은 8.4회로 지난해 1분기 7.9회에서 소폭 증가했다. 숫자가 클수록 재고가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주력 제품인 카메라모듈의 공급이 이뤄지면 재고는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LG이노텍 역시 2분기 공급을 고려해 1분기에 재고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15' 시리즈의 수요가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견조하게 유지되고, 특히 LG이노텍의 고부가가치 카메라모듈 공급량이 많은 고사양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쏠리고 있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공급하는 카메라모듈 등 공급처 다변화로 상반기 계절성을 희석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급하게 늘어난 재고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LG이노텍의 현금흐름표에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2804억원을 기록했다. 6000억원에 달하는 재고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줬다. 최근 5년간 회사의 1분기 중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음수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재고는 운전자본의 일부분으로 너무 과도한 규모를 비축하게 되면 현금이 묶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올해 1분기 LG이노텍의 경우 너무 짧은 기간에 대규모 재고가 쌓이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으로 LG이노텍의 현금 창출력은 견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원을 넘어선 뒤 2년 만인 지난해에는 2조1040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올해에는 운전자본과 재고자산의 증가로 1조원 중반 수준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전망된다.
이진솔 기자 jinso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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