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Action/주식

[유상증자 모니터] '상장 반년만에 자본확충' 퀄리타스, 최대주주 참여율 변수

Numbers 2024. 5. 28. 16:51

▼기사원문 바로가기

 

[유상증자 모니터] '상장 반년만에 자본확충' 퀄리타스, 최대주주 참여율 변수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퀄리타스반도체의 시가총액이 최근 한달 새 1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상장 6개월 만에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면서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600

www.numbers.co.kr

 

 

/ 사진 제공=퀄리타스반도체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퀄리타스반도체의 시가총액이 최근 한달 새 1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상장 6개월 만에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면서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김두호 대표이사는 5% 청약 참여만 예고하면서 투심이 얼어붙고 있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 258만8452주를 새로 발행할 계획이다. 신주는 현재 발행주식총수(1098만9140주)의 23.5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유상증자로 595억원을 주주와 시장을 통해 융통하는 것이 목표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예정 주당 발행가액을 2만3000원으로 책정했다. 7월 10일 확정 발행가액을 산정할 예정이다. 같은 달 15~16일 구주주 청약, 18~19일 실권주 일반공모를 실시한다.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으며 실권주는 잔액 인수의 10% 수수료를 받고 주관사가 인수하기로 했다. 주관사가 잔액을 인수하기 때문에 자금조달 안정성은 확보한 상태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이번 유상증자 조달자금의 97%인 575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인력 확보를 위해 조달에 나섰다고 해도 무방하다. 운영자금 세부 사용계획을 살펴보면 2027년까지 차세대 제품 개발 관련 인력 확보에 27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설계인력 채용에 100억원, 글로벌 설계인력 채용에 8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주주들로부터 돈을 받아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는 자본 조달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유통주식수 증가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 있어 주가에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퀄리타스반도체의 경우 코스닥 시장 상장 후 반년만에 증자를 진행하다 보니 투심을 냉랭하게 만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당시 벤처금융과 전문투자자들의 보유주식에 걸린 보호예수가 순차적으로 풀리는 현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게 주가 하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회사의 시가총액은 27일 종가 기준 2357억원으로 첫 유상증자 발표 공시가 이뤄졌던 7일(3396억원) 대비 30.6% 감소했다.

정작 최대주주의 청약 참여율이 낮은 점도 아쉬움이 나오는 대목이다. 퀄리타스반도체의 최대주주는 지분 26.5%를 보유한 김두호 대표다. 특수관계자 보유주식을 포함한 지분율은 46.6%다. 주주배정 원칙에 따라 기존 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0.2355463주의 신주를 받을 수 있다. 최대주주 측에 배정되는 물량은 120만6147주다. 하지만 최대주주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유상증자 배정분 중 5% 내외를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주주 측이 배정 물량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서는 총 277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중 김 대표가 마련해야 하는 돈만 158억원이다. 하지만 5%만 청약하면 투자금액이 각각 14억원, 8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배정 물량을 대거 포기하면서 개인 지출 금액을 줄인 모습이다. 최대주주가 모두 개인이고 무한정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청약 흥행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 측의 청약 참여율은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된다. 지배주주의 참여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시장의 호응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이와 관련 퀄리타스반도체에 최대주주 청약 참여 계획을 수차례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