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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포트폴리오 기업인 하나투어 매각에 나선 가운데 원하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주식시장에서 평가되는 하나투어의 기업가치와 매도자 측이 바라보는 밸류에이션 괴리가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하나투어 매각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 지분은 27.78%다. IMM PE가 특수목적법인으로 보유한 하나투어 지분(16.68%)뿐만 아니라 창업자인 박상환 회장(6.53%), 권희석 부회장(4.48%) 등의 지분이 포함됐다.
IMM PE 측은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지만 하나투어 매각 절차를 곧바로 본격화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나투어의 실적 고성장세가 예견되는 데다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최적의 매각 시기 및 원매자를 찾기 위해 시간을 두고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매각을 위한 상세한 입찰 일정 등이 구체화되지 않는 등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별도로 하나투어 인수전에는 글로벌 여행 업체 등 전략적투자자(SI)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매도자 측이 바라보는 하나투어의 기업가치는 2조~3조원 수준이다. 하나투어의 2025년~2026년 추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에비타)에 동종업계 멀티플을 적용한 값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2025년~2026년 추정 EBITDA는 1500억원~2000억원으로 에비타멀티플(EV/EBITDA)은 12~13배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도자 측이 하나투어의 기업가치를 2조~3조원 수준으로 입증받을 경우 지분 거래 규모는 5556억원~8334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거래 관계자는 “현재 여행업황이 70% 회복된 상황”이라며 “시장의 상황이 100% 회복되면 에비타멀티플 12-15배까지도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투어가 국내 여행업계 1위사인 만큼 해외 여행사 인수합병(M&A) 멀티플 사례를 참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도자 측이 희망하는 가격대로 거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관건은 주가가 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하나투어의 현재 주가로 인해 매도자와 원매자간 눈높이 조율 난도가 높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하나투어는 전날(13일) 종가 기준 주당 5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으로는 9335억원 수준에 평가되고 있다. 상장사인 만큼 시장에서 형성된 가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원매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가격을 인정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IMM PE는 주당 평균 투자액이 5만8000원 수준인 만큼 현재보다 웃도는 주가에 매각가를 책정해 엑시트(투자금 회수)해야 한다. 여행업계의 위기를 불러온 코로나19 사태 발발 직전인 2019년 말 하나투어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IMM PE는 총 1289억원을 투자해 지분 16.68%를 확보했다. IMM PE의 하나투어 투자 시점이 여행업계 호황이었던 만큼 매도자 측의 눈높이는 고점에 있는 반면 회사의 주가는 실적 개선세 대비 저평가돼 밸류에이션 갭(기업가치 차이)이 상당한 셈이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IMM PE가 여행업계가 호황이던 시점에 하나투어를 인수해 다소 높은 가격에 투자를 단행했다”며 “이에 비해 현재 주가가 떨어져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높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매도자 측에서도 감수하려는 게 많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하나투어가 국내 여행업계 1위 사업자라는 점과 업황 회복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큰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총 출국자수와 하나투어 출국자수로 산출한 하나투어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12.16%다. 하나투어는 업계 2위로 평가받는 모두투어(6.2%)와 점유율이 두배나 앞서 압도적인 국내 1위 사업자로 평가된다.
2020년 기점으로 꺾였던 실적도 반등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부터 3년간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지만 업황 회복세로 지난해 41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0억원으로 코로나19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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