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기업 점검-쿠쿠]오너 일가, 두둑한 배당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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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 기업 점검-쿠쿠]오너 일가, 두둑한 배당 잔치

 

생활가전 렌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경기 시흥시의 쿠쿠홈시스 본사 전경 /사진 제공=쿠쿠홈시스

쿠쿠그룹 오너 일가가 지난해에도 두둑한 배당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로 계열사가 매출을 올리면 지주사에 배당하고, 이를 다시 오너 일가에 배당해 곳간을 채우는 방식이다. 현재 쿠쿠그룹의 오너 2세 승계는 마무리됐지만 증여세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이러한 형태의 배당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쿠그룹은 밥솥으로 이름을 알린 후 생활가전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재 쿠쿠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쿠쿠홀딩스가 쿠쿠전자, 쿠쿠홈시스, 엔탑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형태다.

이와 별개로 오너 일가(쿠쿠사회복지재단 제외)는 쿠쿠홀딩스 지분 63.48%와 생활가전 렌털 기업인 쿠쿠홈시스 지분 27.71%를 가졌고, 구자신 회장의 차남인 구본진 대표가 100% 소유한 계열사 제니스도 별도로 존재한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쿠쿠전자의 밥솥 부품을 만드는 엔탑이다. 엔탑은 지난해 말 기준 쿠쿠홀딩스가 지분 42.2%를 보유했다. 나머지 지분을 가진 주주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시되지 않았다. 

 

매년 내부거래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엔탑은 쿠쿠홀딩스 배당 재원 마련에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엔탑은 지난해만 해도 특수관계자인 쿠쿠전자, 제니스로부터 4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 468억원의 93.69%에 해당한다. 엔탑은 이렇게 마련한 이익잉여금을 토대로 배당을 하고 있다. 

특히 엔탑은 순이익을 뛰어넘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엔탑의 배당성향은 지난 2019년 174.5%, 2020년 87.4%, 2021년 101.66%, 2022년 118.7%, 2023년 122.8%를 나타냈다.  지난해 역시 엔탑이 집행한 전체 배당금 규모는 80억원이었고, 이 중 쿠쿠홀딩스에 34억원, 나머지는 밝혀지지 않은 개인주주에게 돌아갔다.

쿠쿠홀딩스에 넘어간 돈도 또다시 오너 일가에 배당금 형태로 지급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쿠쿠홀딩스 지분 60% 이상은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학 대표, 차남인 구본진 대표, 구본진 대표의 장남인 구경모 씨가 갖고 있다.

쿠쿠홀딩스는 지난해 생활가전 렌털 계열사인 쿠쿠홈시스에서 받은 배당(64억원)을 포함해 계열사로부터 총 97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이후 쿠쿠홀딩스는 지난해 249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오너 일가는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 쿠쿠홀딩스와 별개로 오너 일가는 쿠쿠홈시스 지분 27.71%에 해당하는 배당금도 수령한다. 쿠쿠홈시스가 지난해 집행한 총배당금이 15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43억5000만원이 오너 일가에 돌아갔다. 

업계는 이렇게 지급된 돈이 증여세 용도로 쓰일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쿠쿠그룹의 2세 승계는 마무리된 상태다. 구 회장은 2022년 쿠쿠홀딩스, 쿠쿠홈시스 보유지분 전량을 구본학 대표와 구본진 대표에게 각각 증여했다. 당시 지분가치를 볼 때 증여세는 최소 4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연부연납을 신청할 경우 5년에 걸쳐 내면 된다. 

이와 관련해 쿠쿠홀딩스 관계자는 "엔탑은 자회사가 아닌 관계사라 경영, 배당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