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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통’ 이규석 현대모비스 CEO...합종연횡 신화 만드나

Numbers 2023. 11. 24. 15:29

 

현대자동차에서 7년 넘게 구매 사업을 지휘했던 경력이 있는 이규석 현대모비스 CEO(사진 오른쪽). 최근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브랜드 수주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그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차그룹 제공)


미래 현대모비스 핵심은 ‘합종연횡’으로 읽힌다. 현대차, 기아등을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관계를 제 때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같은 현대모비스의 방향성을 이끌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현대차·기아에서 7년 넘게 구매 업무를 맡은 이규석 부사장을 지목했다.

이규석 부사장은 이달 17일 사장으로 승진되자 마자 현대모비스를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20일부터 현대모비스에 출근한 이규석 사장은 현재 업무 인수인계를 받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는데 그가 다음달 2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 이사로 등재되면, 본격적인 현대모비스 CEO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전망이다.

1965년 8월생인 이규석 신임 현대모비스 CEO는 지난 2014년 현대자동차 구매전략실장 이사로 임원에 올라 2017년에 현대차 차체샤시부품구매실장 상무로 승진했다. 그는 2020년에는 현대차 구매1사업부장 전무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구매본부장 부사장으로 오르는 등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도 현대차의 구매사업을 제대로 이끈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이규석 사장을 현대모비스 CEO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및 국제정세 불안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등 그룹내 구매 분야 최고 전문가”라고 소개를 했다.

이규석 사장이 2020년 현대차 구매1사업부장 전무로 재직할 당시, 현대차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현대차 2020년 분기 보고서(1월~9월 기준)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공장 부품 매입액은 20조 515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 적었다. 특히 2020년 3분기에는 엔진 관련 충담금이 반영되는 등 여러 악재가 겹쳤고 3138억원의 영업손실이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 때부터 제네시스 등 고부가 가치 상품 판매에 전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규석 사장이 현대차 구매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한 때인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의 현대차 국내공장 부품 매입액은 23조 5144억원으로 늘었다. 2021년 3분기 현대차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28조 8672억원, 영업이익은 1조 606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후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매입액은 26조 5101억원으로 늘어났고,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매입액은 33조 8226억원을 돌파했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3분기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낮아진 79.4%를 기록했다. 부품 매입금액 증가로 인한 수급 개선이 이뤄진 것이 원인이다. 올해 3분기 현대차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41조 27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46% 증가한 3조 8218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차 국내 공장 부품 매입액이 30조를 돌파해도 전반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고부가 가치 상품에 대응할 수 있는 이규석 사장 중심의 현대차 구매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규석 사장은 CEO 임명 직전까지 현대자동차에서만 근무했다. 현대모비스 내 부서 경력은 없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업체 근무 경력이 풍부한 이규석 사장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현대모비스의 신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실적 상황은 양호해 이규석 사장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올 3분기 현대모비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14조 2302억원, 영업이익은 19.8% 증가한 6902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이규석 사장이 현대차 구매본부에서 자주 접했던 부분인 모듈·핵심부품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11조 457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 등에만 집중적으로 부품을 공급한다는 인식을 받았지만, 올 3분기 들어 이같은 이미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초 글로벌 고객사 대상 핵심 부품 수주 목표 금액을 53억 6000달러로 설정했는데, 올해 3분기 실제 현대모비스 핵심부품 수주 금액은 85억 7000달러로 초과달성했다. 이규석 사장이 완성차 브랜드 구매 사업 경력이 풍부한 만큼,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해외 완성차 브랜드 구매본부 담당자와의 의사소통을 더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환 기자 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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