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워치] 공모가 상단 뚫은 산일전기, 커지는 스톡옵션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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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공모가 상단 뚫은 산일전기, 커지는 스톡옵션 기대감

 

산일전기 본사 전경. 사진 제공=산일전기

산일전기 공모가가 희망가격을 넘어선 주당 3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국내 변압기 기업의 시장 가격이 본래 가치 보다 훨씬 낮게 형성됐다는 분위기가 조성된데 따른 것이다. 상장 후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갖고 있던 임원들의 대규 차익 실현도 예상된다. 

 

"인력 이탈 막아라" …주식 보상 도입 

산일전기는 지난해 6월 임원 4명에 자사주 1만4505주를 16만7200원에 매수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이후 회사가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진행하면서 스톡옵션 수량은 72만5250주로 늘었으며 행사가는 3344원으로 변경됐다. 

친환경 에너지 수요에 맞춰 특수 변압기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핵심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주식 보상제도를 도입했다. 

산일전기 측은 "글로벌 인버터 기업들과의 장기 거래를 통한 안정적인 납품 이력을 구축하는 데에는 핵심 인력들의 기여도가 매우 높다"며 "인력 공백이 발생할 경우 단기간에 충원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도 도입 첫해 한익희 전기사업본부 총괄(사장)과 백성규 전기 해외영업 전무이사, 오창희 전략기획 상무이사, 이환수 전기 해외영업 상무이사 등 4인이 혜택을 받았다. 인력 공백 시 곧바로 수주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관 부서의 임원들로 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 제공=산일전기

"한국 변압기 회사 저평가"

산일전기는 주당 3만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총 17억2993만주의 주문을 받았다. 참여 금액은 공모가 기준으로 60조원에 달했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다수의 기관은 밴드 상단을 초과해 주문을 넣었다. 산일전기의 희망 가격은 2만4000원~3만원이었다. 업황 성장세와 기업 잠재력 대비 가격이 낮게 설정됐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날 회사에 관심을 보인 기관도 저평가 의견에 공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변압기 시장 사이클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소 5년은 더 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공장 증설에 따른 생산 확대 등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 2조원의 가치를 받아야 하는 기업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산일전기 관계자도 "글로벌 변압기 회사 밸류 대비 한국 기업이 저평가 됐다는 의견이 있다"며 "업황 기대감에 가격을 더 올려도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상 보다 높게 공모가격이 책정되면서 스톡옵션을 보유한 임원들도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IPO 전 스톡옵션 주식 가치가 24억원 수준이라면 공모가 기준으로 254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톡옵션 취득 1년 만에 10배 가까이 뛴 것이다. 

가득 조건에 따라 임원들은 2025년부터 행사가격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다만 스톡옵션 행사 주식은 1년간 의무보유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곧바로 팔 수 없다. 만약 2025년 1만주를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했다면 2026년부터 차익 실현할 수 있다.

산일전기 관계자는 "임직원 대상 스톡옵션 추가 지급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