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전송장비 전문업체 텔레필드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한 해 동안 2000원 초반을 벗어난 적 없던 주가가 최근 사흘간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4000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경영권 변동의 영향이다.
그러나 주가 상승과 별개로 인수 주체의 정체성과 자금 납입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여기에 메자닌을 대거 인수하는 투자자들 또한 특별한 사업 흔적이 없는 신설법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텔레필드 주가는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99.8%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2040원이었던 주가는 29일 2415원, 30일 3135원, 이날 407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1년간 2000원대를 벗어나 적 없던 주가가 무색해지는 상승세다. 기본적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적다 보니 일 평균 주식 거래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 1년 간 주권매매 추이를 살펴보면 일일 거래대금이 10억원을 채 넘기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텔레필드의 주가 급등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경영권 변동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텔레필드는 현재 오너인 박노택 대표이사와 해리슨투자조합1호의 지분양수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200만5388주(19.58%)를 총 200억원에 거래하는 지분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주당 매각가는 현 주가(4075원) 대비 두배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된 9973원이다.
총 양수도 금액 200억원 가운데 40억원은 계약 당일 치러졌다. 나머지 잔금 160억원은 오는 딜클로징(거래종결) 예정일인 2024년 1월 24일 납입할 계획이다.
딜클로징 이후 최대주주가 해리슨투자조합1호가 아니란 점이 눈길을 끈다. SPA 체결 당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정됐다. ‘주식회사 라피테’를 대상으로 총 313만6435주(23.45%)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다. 대금 납입일은 오는 27일이다. 라피테는 동시에 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인수하기로 했다. 전환가능주식수는 390만6250주로 발행주식총수의 27.62%에 해당한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과 SPA가 모두 끝나면 라피테는 23.45%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며, 해리슨투자조합1호는 2대주주로 자리잡게 된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주요주주로 자리해 온 박 대표의 지분은 완전히 사라진다.
대신 새로운 기관투자자들이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텔레필드는 이날 ‘플루먼투자조합1호’에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식회사 제이케이투자’ 대상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프라임투자조합’과 ‘제이투자조합’에 각각 300억원, 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들 인수자와 투자자는 모두 설립 1년이 안된 신설법인이고 자본금 규모도 크지 않다 보니 자금 납입 여력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더욱이 이들 투자자 모두 출자자가 1~2명 정도로 구성됐고, 새주인이 될 라피테 또한 이렇다 할 사업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라피테는 최다출자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조원홍씨라는 것 외에 아무 정보가 없고, 해리슨투자조합은 김성민씨가 지분 50%를 가졌다는 것만 공시에 기재됐다. 조합재산 총액도 200만원 수준이다. CB를 인수하는 플루먼투자조합1호는 허준영씨와 김지수씨가 각각 절반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또 BW를 인수하는 프라임투자조합, 제이투자조합은 모두 장현주씨가 3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장현주씨는 국보인터내셔날의 대표로 역임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블로터>는 경영권 인수인과 투자자들에 대한 정보에 대해 묻고자 텔레필드 측에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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