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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점검] 현대건설, 늘어난 온실가스 배출량...'2045 넷제로' 현실성은

Numbers_ 2024. 8. 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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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점검] 현대건설, 늘어난 온실가스 배출량...'2045 넷제로' 현실성은

현대자동차는 지난 2021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국제사회의 약속인 ‘2050년 탄소중립’보다 5년 앞선 목표다. 주요 계열사들도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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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건설 사옥 /사진 제공=현대건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21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국제사회의 약속인 ‘2050년 탄소중립’보다 5년 앞선 목표다. 주요 계열사들도 그룹의 탄소중립에 뒤따라 동참했다.

현대건설은 2022년 10월26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국내 상장 건설사 최초로 2045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2045년 넷제로를 이루겠다는 ‘Global Green One Pioneer: Net Zero by 2045(2045 넷제로)’ 비전을 밝혔다. 넷제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제거량을 더했을 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이다.

2045 넷제로 비전은 밝혔지만 회사의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덩달아 늘어났다. 현대건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간 목표 이하로 관리하며 탄소중립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왜 늘었나

 

연간 온실가스 절감량 /자료=2024 현대건설 지속가능보고서


현대건설은 2030년까지 별도기준 스코프1&2 배출량을 기준연도(2019년) 대비 46% 줄인 32만tCO2e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1년 그룹이 탄소중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배출량은 늘어났다. 연간 스코프1&2 배출량은 2020~2021년 30만tCO2e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2년 38만4836tCO2e로 뛰었으며 지난해에는 36만3374tCO2e를 기록했다. 올해 배출량 예측치는 47만950tCO2e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배출량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회사의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장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별도기준 연간 매출은 2021년 11조9785억원, 2022년 10조2463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15조7788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단순 수치로 봤을 때는 배출량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매년 연간 목표에 근접하고 있고 지난해는 목표 이하의 배출량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온실가스 절감량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2020~2022년 절감량은 2만4130tCO2e, 1만899tCO2e, 1만2687tCO2e 등이며, 지난해 절감량과 올해 절감 예측치는 3765tCO2e, 3687tCO2e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온실가스 절감량 측정 기준이 변경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어떻게 줄이나

 

2045 탄소중립 감축 목표 /자료=2024 현대건설 지속가능보고서


현대건설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2045년 넷제로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G-OPIS’다. 그린오퍼레이션, 그린포트폴리오, 그린인베스트먼트, 그린스프레드 등 4단계로 구성된다.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과 탄소배출권 확보, 협력사·임직원의 참여를 통한 벨류체인 탄소중립 확산 등을 추진한다.

현대건설의 탄소중립 로드맵은 지난해 과학기반목표이니셔티브(SBTi)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추진하는 온실가스 저감 활동은 무공해 차량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 사업 추진, 저탄소 자재 개발·적용 등으로 확인된다.

장비와 관련한 저감 활동은 해외 직영장비에 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장비의 연료 효율성과 공회전 시간을 측정·관리한다. 내연기관 차량은 점진적으로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전동화된 건설장비를 적용해 유류 사용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현장 주차장 지붕에는 태양광패널을 설치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은 재생에너지 전력 중개거래, 바이오가스 에너지화, 수소 생산, 해상풍력,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전(SMR) 등이다. 이 중 핵심사업은 상용화를 앞둔 SMR으로 해외시장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자재 개발은 지난해 5월 세계적인 친환경 건설자재 전문기업인 스위스 홀심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함께하고 있다.


거버넌스 차원 ‘넷제로’ 추진


거버넌스 차원의 넷제로 활동도 추진되고 있다. 경영진 레벨의 ESG 실무협의체인 지속가능경영협의체를 통해 환경 이슈에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협의체에는 경영진을 포함한 임원 협의체와 다양한 추진 부서가 참여한다.

협의체 소속 부서는 매년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ESG 개선 과제를 부서 핵심성과지표(KPI)로 수립하고 실적을 분기 1회 보고한다. 최고경영자(CEO)도 KPI에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반영하는데, 전체 성과지표의 5%를 차지하며 인센티브와 연봉 등 보상체계와 연관돼 있다.

기업 경영에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이슈는 협의체를 거쳐 이사회에 보고된 뒤 주요 의사결정에 반영된다. 이를 통해 지난해 ‘에너지 효율 개선 가설 사무실 표준화’ ‘사옥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중장기 로드맵 수립’ ‘탄소저감 콘크리트 기술 개발’ ‘현장 태양광 자가발전 파일럿 프로그램’ 등의 ESG 개선 과제가 실행됐다.

이사회는 2021년 탈석탄 선언 이후 2022년 2045 탄소중립 로드맵, 2023년 ESG 추진 계획을 의결하며 기후변화 대응 수준을 강화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인 투명경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기후변화에 대한 중요한 이슈를 판단한다. 주요 경영의사결정 때 기후변화 문제를 고려하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과 달성도 등을 감독한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는 2024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45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건설 리더로서의 역할과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며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