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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가 최근 인사로 유임되면서 두번째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올해로 만 60세가 된 오 대표는 삼성의 '60세룰'을 깨고 연임에 성공한 셈이 됐다. 삼성그룹이 인사 원칙을 깨고 그 에게 건설부문을 다시 맡긴 이유는 건설업 불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오 대표는 삼성물산에서도 손꼽히는 해외 전문가다. 1962년생인 오 대표는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중동기술팀장,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건축사업 현장소장, 글로벌조달실장 등 직책을 거치며 해외 경험을 쌓아왔다. 이밖에 빌딩사업부, 건축헬스케어팀장, 플랜트사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건설부문 전반을 경험했다.
매출 증대 공로 인정, 일감확보 과제로
오 대표는 임기 중 삼성물산 건설부문 성장을 이끌어냈다. 부임 첫해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이후 14조원까지 매출액을 늘리며 건설부문을 견인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액은 2021년 10조988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14조5982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3분기 기준 이미 14조6324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실적을 뛰어 넘었다.
다만 수주 잔고의 경우 올해 증가폭이 줄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물산 수주 잔고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기준 28조763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주 잔고는 27조5955억원에 달했다. 약 1조1679억원(4.2%) 증가한 셈이다. 2021년 건설 경기 붐이 한창이던 당시 삼성물산 수주 잔고는 25조2683억원에서 27조원을 넘기며 9.2% 포인트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수주 잔고 증가폭이 줄어든 배경엔 주택 경기 부진 장기화 영향이 컸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올해 주택 수주에서 보수적 스탠스로 변화했다고 평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최근 주택 수주를 줄이며 관리에 들어간 것 같다"며 "수주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사이 후발주자들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삼성물산의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반포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 재건축사업 외에 눈에 띄는 주택사업 수주가 없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등 하이테크를 중심으로 물량을 확대하면서 발빠르게 관리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최근 들어 주택 수주보다 토목, 플랜트, 하이테크, 해외 수주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주택사업에 대해선 우량 입지, 리모델링 사업 위주로 확대해갈 계획이다. 특히 '더넥스트홈'이라는 컨셉을 내세우며 래미안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해외 수주 1위 '굳히기' 방점
삼성물산은 글로벌 빅딜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수주 등에서 경쟁력을 이어나가기 위해 오 대표 유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건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해외 수주 사업을 늘리는 것이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 확대의 포인트다.
삼성물산은 2022년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네옴시티 청사진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토목, 인프라, 모듈러 건축 등 수주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 플랜트 사업, 동유럽 원전 사업 등을 더해 해외 매출을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 수주 1위 건설사 지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는 복안이다.
삼성물산은 2021년, 2022년에 이어 올해도 해외 수주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 금액은 256억달러(약 33조6000억원)으로 국내 건설사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 1위 실적은 모두 오 대표 임기에서 이뤄진 결과다.
삼성물산은 원전, 태양광을 중심한 친환경 사업에서도 해외 수주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태양광의 경우 2018년 그린필드 개발로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우량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동, 호주 등 시장에서도 기회를 노리며 사업 확대를 노리는 상태다. 원전은 7월 폴란드 법인 설립 후 루마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 지역에서의 원전 사업 참여 확대를 노리고 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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