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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10만대 신화'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 둥지 떠난다

Numbers_ 2023. 12. 6. 19:41

6일 퇴임한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초대 대표이사는 2021년 9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약 2년 2개월간 국내 캐스퍼 판매 10만대 이상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조재환 기자, 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광역시장 출신의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가 현대차의 '캐스퍼' 생산 10만대 이상 기록을 세우고 6일 퇴임했다. 2019년 9월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출범된 지 4년 3개월만이다. 앞으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캐스퍼 전기차 생산에 나설 예정으로 이는 현대차 해외법인장 출신의 윤몽현 신임 대표가 지휘할 예정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문을 연 곳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가 현대차의 경형 SUV인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광주그린카진흥원이 966만주의 주식(지분 21%)을 갖고 있다. 현대차가 874만주를 소유해 19.0%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박 대표는 설립 당시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의 부름을 받아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이끌었다.  당시 일부에서는 낙하산 임명이라는 잡음도 불거졌다. 

박 대표는 회사 출범 후 약 4년 간 620여명의 인력을 충원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따르면 전체 구성원 중 약 80% 이상이 20~30대로 직원 평균 연령이 낮은 편이다. 또 광주글로벌모터스가 ‘광주형 일자리’의 상징과도 같은 곳인만큼 2021년 3월 신입사원 공개 채용 당시 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생산하는 캐스퍼는 국내 시장에 2021년 9월 출시됐다. 당시 현대차의 유일한 온라인 구매 차량으로 알려져 대중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위축된 경차 시장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일었다.


캐스퍼 판매 2년만에 '10만대' 돌파 기여

 

하지만 출시 만 2년이 지난 캐스퍼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 판매 실적에 따르면 2021년 9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2년 2개월 간 국내서 판매된 캐스퍼 누적 판매량은 총 10만 2609대(2021년 10806대, 2022년 48002대, 2023년 1월~11월 41430대)다. 특히 캐스퍼 2022년 국내 판매량은 현대차 전체 RV(레저용 차량) 라인업 중 팰리세이드(4만 9737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캐스퍼의 판매량이 두각을 나타내자 광주글로벌모터스 현금성 자산이 빠르게 늘어났다. 2021년 광주글로벌모터스의 현금성자산은 23만 6563만원에 불과했지만 캐스퍼의 판매량이 늘어난 2022년에는 약 50억 5703만원 수준까지 늘었다. 유동부채의 경우 2021년에는 약 756억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약 44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차 캐스퍼 (사진=조재환 기자)


광주글로벌모터스의 2021년 매출은 약 270억원에 그쳤지만 2022년에 약 1048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2021년에 약 201억원 영업손실을 입었지만 이듬해 영업이익이 약 22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캐스퍼 누적 판매가 2년만에 10만대 이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박 대표에 대한 광주글로벌모터스 주주들이 보낸 신뢰다. 1대 주주인 광주그린카진흥원과 2대 주주인 현대차는 2021년 9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박 대표를 중임하기로 결정했다.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조직을 이끄려는 노력이 인정을 받았다. 

1943년생으로 올해 나이 80세인 그는 윤몽현 현대차 전 부사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주고 광주글로벌모터스를 떠난다. 6일 퇴임 기념행사에서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 것은 모든 임직원이 상하좌우 격의 없는 소통으로 상생을 실천하고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게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윤몽현 신임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는 1963년생으로 1986년 현대차에 입사해 터키법인장과 중국법인 총괄 경영자를 지낸 자동차 분야 전문가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신임 대표 선임은 자체 전기차 생산 준비 과정을 끝낸 지 약 이틀만에 이뤄졌다. 윤 신임 대표는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될 현대차 캐스퍼 전기차 생산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환 기자 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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