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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한국프리시전웍스(MKT) 인수 과정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해당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관련 진술 및 자료를 확보한 뒤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9일 서울중앙법원(형사합의 23부)에서 조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38차 공판이 열렸다. 이번 공판에서 검찰은 조 회장 측에 MKT 인수 과정에서 한국타이어가 부적절한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떨어뜨렸는지 여부를 물었다. 고의적으로 계약물량을 줄여 피합병회사의 수익 감소를 유도하고 인수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했다는 의문에 따른 것이다. 또 고발자의 발언이 담긴 자료를 방청석에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MKT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인수를 압박하기 위해 경쟁사(H사 타이어몰드) 비중을 늘렸다" "압박용으로 경쟁사 비중을 높인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검찰이 MKT 인수 관련 내용을 조사하는 것은 조 회장이 깊이 관련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당시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과 사장( 2007~2012년)이었다.
MKT는 한국타이어에 핵심 제조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조 회장은 다른 제조사보다 비싸게 MTK 부품을 구매하도록 해 회사에 131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MKT는 타이어몰드(타이어패턴 등을 만드는 틀) 제조사로 한국타이어 몰드 수요의 70~80%를 소화하고 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한국타이어에 의존하는 구조다. 그러나 한국타이어가 MKT 인수를 추진한 2009년 7월부터 비중이 크게 줄었다. 검찰 자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MKT 몰드 사용 비중은 2008년 80%에서 △2009년 76% △2010년 58% △2011년 69% 등으로 급감했다. 인수가 완료된 2012년에는 91%로 급등했다.
인수 전후 MKT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널뛰기했다. 매년 17~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였지만 2010년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가 인수한 2012년에는 다시 129억으로 급증했다. 인수 이후 매출이 급증한 것도 눈에 띈다. 한국타이어에 인수되기 전 매출은 연간 300억~400억원었지만 인수 이후에는 480억~756억원으로 성장했다.
MKT 인수 이후 조 회장은 막대한 배당수익을 거뒀다. MKT는 2012~2020년 총 61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30~60%로 높은 편이다. 조 회장이 지분율(29.9%)만큼 수령했을 경우 총배당액은 182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사들인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몰드 구매건도 조사하고 있다. MKT로부터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으로 부품을 매입하도록 해 회사에 131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다. 또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 차를 구매 및 리스한 혐의 등도 있다.
한국타이어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좀 더 사실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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