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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신 DL건설 신임 대표, 주택불황 돌파 카드는

Numbers 2023. 12. 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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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건설의 새 수장으로 박유신 대표가 선임됐다. DL건설을 이끌어 온 곽수윤 대표는 모회사 DL이앤씨의 주택사업본부장으로 복귀했다.

박 신임 대표는 내년 DL이앤씨의 100% 자회사가 되는 DL건설을 이끌게 됐다. DL이앤씨는 10월 DL건설 자회사 편입 후 상장폐지 결정을 발표했다. 이달 중 주주총회를 통해 주식교환을 진행한다. 내년 3월경 비상장사 전환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경기 부진 돌파 '시험대'

 

박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2001년 대림산업에 입사했다. 이후 대림산업 계열인 삼호의 경영지원본부에서 기획과 인사 총무 업무를 수행하다 DL이앤씨, DL건설을 오가며 디벨로퍼, 주택건축 사업 등 업무를 맡았다.

완전 자회사 편입에 맞춰 부사장급이던 DL건설의 대표직은 전무급으로 격하됐다. 박 대표는 대표직 선임 전까지 DL건설의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DL건설은 1986년 대림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삼호건설이 모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나 졸업 후 2020년 고려개발과 합병을 통해 대림건설로 태어났다. 2021년부터 DL건설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내년 DL이앤씨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박 대표의 과제는 주택부문 실적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앞선 곽 전 대표 체제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뤄내며 시공능력 13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고려건설 합병 이후 주택 부문에서 수주를 늘리며 10대 건설사를 추격 중이다. 모회사 DL이앤씨와 ‘e편한세상’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택 사업 강점의 비결이다.

모회사 DL이앤씨가 주택 경기 부진 타개 방안으로 플랜트 사업에 집중하는 사이 DL건설은 주력 분야인 주택 사업 분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DL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산업 사고가 7건이나 발생한 만큼 내년도 주택 사업 수주에는 보수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e편한세상 브랜드를 공유하는 DL건설의 주택 수주 역량이 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전체 매출의 80%를 민간 발주 수주 공사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주택 사업 분야에 강점을 지녔다. 상대적으로 약한 관급 발주 수주와 토목 분야도 박 대표가 견인해야 할 부분이다.

 


DL건설, DL이앤씨 알짜 배당 곳간 될까

 

완전 자회사 편입을 앞둔 만큼 DL건설은 DL이앤씨의 알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DL건설은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 상태다. 업계는 DL이앤씨의 DL건설 100% 자회사 편입 결정이 DL건설 배당 확대를 통한 현금 확보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비지배주주 이익이 확대됨에 따라 재무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교환 이후 DL건설 지분율은 63.94%에서 100%가 된다. 신한투자증권은 10월 DL이앤씨의 DL건설 편입 결정에 대해 DL건설로부터 배당을 받아 현금 여력을 확보하고 투자를 늘리거나 주주환원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봤다.


DL이앤씨는 지난 2년간 연간 연구개발비로 약 540억원을 사용했다. 올해도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로 533억원을 사용했다. DL이앤씨는 꾸준히 연구개발을 늘려가고 있는 만큼 DL건설을 통해 확보한 재원 일부도 연구개발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비지배주주 이익이 확대되면서 DL이앤씨의 배당 여력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2021년 대림산업에서 분할돼 새출발하며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DL건설 편입 후 보다 개선된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DL이앤씨는 DL건설 완전자회사 편입 이후 4.4%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할 계획을 발표했다.

박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DL이앤씨의 알짜 자회사인 DL건설의 순이익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1755억원까지 늘기도 했으나, 2022년 주택 건설 경기 부진으로 554억원까지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52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분기보다 순이익이 줄어든 상태이기에 지난해보다 실적은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최근 DL건설이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로도 사업 확장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기존 주택 수주 착공 성과에 더해진다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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