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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 제주소주 인수] ① [단독] 오비맥주, 제주서 증류식 소주 만든다

Numbers_ 2024. 9. 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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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 제주소주 인수] ① [단독] 오비맥주, 제주서 증류식 소주 만든다

최근 신세계 제주소주를 인수합병한 오비맥주의 모기업 AB인베브가 증류소주를 제조해 소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K푸드 열풍 흐름을 타고 기존 희석식 소주와 함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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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의 모기업 AB인베브가 증류소주를 제조해 소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 제공=오비맥주
최근 신세계 제주소주를 인수합병한 오비맥주의 모기업 AB인베브가 증류소주를 제조해 소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K푸드 열풍 흐름을 타고 기존 희석식 소주와 함께 전통 증류식 K소주로 해외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최근 국내 주류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증류주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자를 찾고 있다. 업계 한 핵심 관계자는 "AB인베브 측에서 제주소주를 인수한 뒤 증류식 소주를 제조·판매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가닥을 잡았다"면서 "이미 AB인베브 관계자들이 전통주 등을 주로 취급하는 국내 도매 업체들을 만나 (앞으로 나올) 증류주를 잘 부탁한다며 증류주 엔지니어를 소개해달라는 얘기까지 마친 상황"이라고 전했다.

증류식 소주 사업에 대해 AB인베브 관계자는 "이제 막 인수합병을 했기 때문에 100%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최근 회사가 '프리미엄 제품'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에 희석식 뿐만 아니라 증류식 소주도 경쟁력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는 맞다"고 말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AB인베브가 한국 시장에서 '소주'에 눈을 돌린 것은 주력 제품인 맥주를 비롯한 전체 주류시장의 성장세가 향후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2017년 397만 Kl였던 출고량은 2021년 351만Kl로 떨어졌으며 코로나19 효과로 이듬해 반등했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회식 및 음주 문화의 변화, 건강을 중요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확립 때문이다. 여기에 다가올 인구절벽으로 절대적인 주류 소비층이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류 회사들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객단가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AB인베브는 제주소주 공장에서 제조하는 '증류식 소주'를 통해 생존 전략을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량생산 대량유통·판매에서 수익을 남기는 희석식 소주가 아닌 제품이 완성되는데까지 시간이 필요한 증류식 소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 단가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한 관계자는 "제주소주 공장에서 기존 신세계엘앤비처럼 희석식 소주만을 만들어 수출하려면 항구가 있어 컨테이너 수출이 가능해야하는데 제주는 섬이라 대량 수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있지 않다"면서 "증류식 소주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한다면 해당 공장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소주의 프리미엄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AB인베브에게는 기회다. 또 다른 관계자는 "K콘텐츠의 인기 덕분에 초록병 희석식 소주에 대한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주정에 물을 탄 공장식 소주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술이 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AB인베브가 가진 해외 유통망을 통해 증류식 소주를 판매한다면 아직 미미한 글로벌 프리미엄 K소주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