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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기업가치 바로미터인 피어그룹(동종기업) 산정에서 교촌에프앤비를 제외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는 더본코리아가 상장을 준비하기 전부터 대표적인 비교군으로 거론됐다. 업종 유사성 기준에서 가장 근접한 교촌이 제외된 것은 더본코리아가 정한 제외 요건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아웃'·식품 제조 '인'
더본코리아가 산정한 기업공개(IPO) 피어그룹은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 4개사다.
CJ씨푸드, 대상, 풀무원은 식품 제조회사다. 신세계푸드는 식품 제조와 급식 사업, 유통업 등 복합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띈다. 피어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프랜차이즈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노브랜드 버거 등 외식 가맹 사업의 기여도는 30% 수준이다.
더본코리아는 7개 업종에 속하는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주요 경쟁사는 외식 업체다. 그러나 선정된 피어그룹은 사실상 유사성이 가장 떨어지는 식품 제조사가 대부분이다.
특히 더본코리아 매출의 3분의 1이 저가 커피 브랜드인 빽다방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커피 전문점 역시 비교군에서 제외됐다. 이는 프랜차이즈 기업 중에 상장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외식업 디딤이앤에프는 1차 유사 기업으로 선정됐지만 현재 거래 중지 상태다. 미스터피자 운영사 대산F&B 역시 같은 신세다. 저가 커피 브랜드 컴포즈커피, 앤하우스 등은 비상장사다.
다만 교촌에프앤비가 최종 피어그룹에 들지 못한 것은 다른 이유다. 일찌감치 시장에선 상장 길을 먼저 뚫은 교촌에프앤비와 더본코리아를 비교했다. 사업 모델, 재무 등 모든 지표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증권 시장서 정상적으로 거래되는 프랜차이즈 기업이기도 하다.
실제 교촌에프앤비는 최종 후보군이었다. 3차에서 세부적인 사업 유사성을 기준으로 총 16개 기업을 추렸는데 여기에 교촌에프앤비가 포함됐다. 더본코리아는 2023년말 기준 식품 관련 매출이 50% 이상인 기업이거나 가맹사업을 회사를 선정했으며 교촌에프앤비는 프랜차이즈 매출 비중이 93%에 달해 조건에 부합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일반 유사성을 가리는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일반 유사성 근거는 △분석 기준일 현재 상장 후 1년 이상 경과한 기업 △6개월 이내 합병, 분할, 증자 및 시장조치 등의 특별한 사항이 없을 것 △PER 8배 미만, 30배 이상 제외 △선정된 기업중 PER 최고값 및 최저값 제외 등이다. 교촌에프앤비가 탈락된 이유는 마지막 조항인 '선정된 기업중 PER 최고값' 때문이다.
고평가 논란은 없다…프랜차이즈 IPO 선례 남기나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상반기 기준 최근 4개 분기 PER이 29.65배로 30배를 넘지 않았지만 예비 피어그룹 가운데 PER이 가장 높았다. 후보군인 매일홀딩스(2.33배)와는 2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비경상적으로 멀티플이 형성된 아웃라이어(Outlier)를 제거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추가로 최고·최저값까지 예외로 두는 것은 흔한 사례는 아니다. 올해 유가증권 상장사 가운데 이런 조건을 덧붙인 기업은 더본코리아가 유일했다. 또한 다른 기업들은 PER이 50배를 넘지 않는다면 유사 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감안할 때 더본코리아는 조금 더 보수적으로 본 것이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젼혀 없던 것은 아니다"면서 "PER 관련 최고값과 최저값을 제하고 중간 정도되는 기업 중에 가장 유사한 기업들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조치는 밸류에이션이 왜곡됐다는 시선을 피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더본코리아가 사용한 PER 평가방법은 가장 많이 쓰이면서도 피어그룹에 어떤 기업에 포함되냐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진다. 시총이 높은 해외 기업이 포함된다면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시프트업은 PER이 40배가 넘는 해외 기업과 비교했다.
교촌에프앤비가 피어그룹에 포함됐다면 더본코리아 적용 PER은 18.55배가 된다. 영업이익 규모가 더본코리아의 5배에 달하는 대상(PER 10.49 배) 보다 가치가 높아져 고평가 지적이 제기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본코리아는 피어그룹 4개사의 PER을 평균화해 15.78배를 적용했다. 식품 업계 평균 PER이 11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소폭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음식료 평균 보다 높다는 것은 어느정도 프리미엄이 반영됐다는 의미로 프랜차이즈 업의 강점을 IPO 전략에 잘 녹여야 투자자들도 납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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