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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노진율 HD현대중공업 대표, 중대재해 '리스크 관리' 중책

Numbers_ 2024. 9. 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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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탐구] 노진율 HD현대중공업 대표, 중대재해 '리스크 관리' 중책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노진율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겸 안전통합경영실장은 안전 부문을 담당하는 전문경영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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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과제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사진 제공=HD현대중공업

 

노진율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겸 안전통합경영실장은 안전 부문을 담당하는 전문경영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수년간 중대재해 사고로 인해 노동자가 사망하면서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노 대표가 본격적으로 안전 업무를 총괄하면서 사고 횟수가 급격히 줄었지만 안전 사고는 꾸준한 관리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잇단 중대재해 사고, 안전경영 총괄 맡은 노진율

 

노 대표는 1964년생으로 경북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11월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30여년간 HD현대중공업에서 재직한 순혈출신이다. 노 대표는 HD현대중공업의 인사, 노사, 총무 관련 분야에서 줄곧 일해왔다. 임원으로서의 약력을 살펴보면 2014년 경영지원본부 총무부문 담당 임원, 2015년 노사협력실 담당임원을 거쳐 연말 노사협력실부문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부터 경영지원본부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2017년 정식으로 경영지원본부장에 선임됐다. 2022년 안전통합경영실장(CSO)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3년 11월부터 대표이사 및 안전통합경영실장으로서 회사의 안전경영 총괄을 맡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잇단 중대재해 발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조선업은 업종 특성상 무거운 중량을 다뤄 현장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높다. 고용노동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에서 △2016년 5명 △2017년 2명 △2018년 3명 △2019년 3명 △2020년 4명 △2021년 4명 등 매년 꾸준히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2021년 한영석 HD현대중공업 전 대표이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참석해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6년 연속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이 안전 쇄신을 꾀한 시점도 이와 맞물린다. 2020년 5월 중대재해 사고로 기존 조선사업 대표였던 하수 부사장이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당시 조선해양 사업대표(사장)로 부임했으며 2021년 말 대표이사 및 안전경영실장으로 선임되면서 안전을 총괄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1월 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안전책임자(CSO)에 경영지원본부장이었던 노진율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배치했다. 같은해 3월 안전정책을 총괄하는 안전기획실과 현장 안전을 담당하는 각 사업부의 안전 조직을 통합해 안전통합경영실로 개편했다. 안전통합경영실장은 노 사장이 맡았다.

 

이같은 조직 개편 작업은 HD현대중공업의 경각심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HD현대중공업은 안전 최우선 경영을 위해 안전관리시스템, 작업표준 및 작업방법 등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제도와 체계를 갖췄지만 이를 실제 이행하는 현장 실행력이 부족한 것이 중대재해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장 안전의 실행력 강화를 위해 의사결정 기구를 신설했다. 신설된 의사결정 기구는 안전경영위원회와 안전‧생산심의위원회다. 안전경영위원회는 대표이사와 사업대표, 안전최고책임자를 비롯한 전문가 등이 참여하며 안전경영 체계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HD현대희망재단이 중대재해 피해 유가족을 위한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왼쪽부터)권오갑 HD현대 회장, 전순옥 전 국회의원, 이환경 전 한국방송작가협의회 이사장, 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장관, 김우찬 법무법인 동헌 대표변호사, 김재헌 삼일회계법인 상무, 노진율 HD현대중공업 사장. / 사진 제공=HD현대

 

'NO 중대재해' 1000일 물거품, 안전경영 지속 고삐

 

HD현대중공업에서는 2022년 4월부터 2023년까지 약 1년 9개월 한건의 중대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노 사장은 2023년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 및 안전통합경영실장으로 선임되며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노 대표 선임 이후 HD현대중공업은 올 1월 ‘중대재해 없는 1000일 달성’을 안전 목표로 내세웠다. 올 12월 27일까지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1000일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노 대표는 “안전은 변하지 않는 HD현대중공업의 최우선 가치”라며 “중대재해 없는 사업장이 지난해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올해도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이 중대재해 제로를 발표한 뒤 올 2월 중대재해가 또 다시 발생했다. 울산조선소에서 9000t 규모의 해양구조물 부유식 원유생산설비를 이동하는 작업 과정에서 노동하 한 명이 숨지고 한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의 중대재해 없는 1000일은 물거품이 됐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여전히 중대재해에 대한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이달 2일 HD현대그룹은 HD현대희망재단을 설립하고 조선소 중대재해 피해 유가족을 위한 지원 사업에 나선다. 재단은 권오갑 HD현대 회장의 제안에 따라 설립됐으며 그룹 조선 3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도 기금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이사장으로는 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선임됐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