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생명이 자회사로 편입한 KB골든라이프케어의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달 중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실버타운인 '평창카운티'의 입주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은평빌리지(가칭), 강동빌리지(가칭) 등 요양시설을 차례로 개소한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30인 이상의 요양시설 설치를 위해서는 사업자가 토지·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 임차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어 섣불리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그럼에도 KB라이프생명이 서울 평창동처럼 부촌으로 소문난 곳에 실버타운을 세운다는 건 그만큼 시장 성장성을 밝게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B골든라이프케어는 기존 실버타운인 파크팰리스를 공간 업사이클링해 평창카운티로 탈바꿈했다. 예금보험공사 공매정보에 따르면 파크팰리스는 지난 2015년 당시 약 420억원으로 감정평가받은 건물이다. 이에 앞서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 3월 은평, 광교에 요양시설 설립부지 매입을 위해 이전 모회사인 KB손해보험으로부터 190억원을 출자받기도 했다.
그야말로 '광폭투자'라 할 수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서울 동남권역뿐만 아니라 서부권역까지 사업장을 확대, 도심 접근성을 높이고 KB브랜드를 앞세워 2030년까지 국내 1위 요양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장기 요양 서비스 이용자는 올해 93만1000여명에서 2027년에는 122만7000여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노인 요양시설을 통해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는 21만1000여명에서 27만8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요양서비스를 통해 장수위험을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종합 재산신탁 사업, 은퇴솔루션 사업 등을 매끄럽게 연계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퇴 이후 안정적인 소득 보장에서부터 시차적으로 발생하는 주요 이벤트에 대한 중산층 고령자의 서비스 수요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KB라이프생명 외에도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요양사업에 진출했거나 적극 검토에 나섰다. 이 중 생명보험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의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1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자리에서 전영묵 사장이 직접 시니어케어 시장에 진출할 구상을 밝혔다.
삼성생명은 요양시설인 '노블카운티'를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요양서비스로의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진입장벽처럼 여겨지는 토지·건물을 소유하기 위해 필요한 200억원 이상의 초기비용을 감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KB라이프생명은 이 같은 경쟁 심화에 대비하기 위해 신규 빌리지를 늘리는 등 서울 전지역으로 사업장을 발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제적으로 고객 접근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또 어르신이 생활하기 편한 건물 동선과 재활 및 교육 프로그램 등 KB라이프생명 만의 프리미엄 시니어 라이프 플랫폼을 구축해 다른 보험사와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에게 다가가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입장이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건강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센서 등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서초빌리지 등에 접목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평창카운티는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 등 총 164세대로 조성한 KB골든라이프케어의 첫 번째 노인복지주택이다.
기존 실버타운의 입주 연령기준 상한을 없앤데 이어 서울 소재 기존 실버타운의 입주보증금 형성가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보증금 문턱을 낮춰 입주자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또 입주자가 고령층이라는 점을 감안, 입주자 거주공간마다 건강 모니터링 센서인 'AI 하틴루'를 설치해 수면 중 호흡, 맥박 등을 측정해 평소와 다를 경우 상주 직원이 입주자의 건강상태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24시간 응급대응서비스를 갖췄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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