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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은 지주사 DL을 주축으로 하는 건설 특화 집단이다. 동일인(총수) 이해욱 회장은 DL의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대림을 통해 지배구조 정점에 올랐다. 그는 2021년 DL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대림→DL→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는 옥상옥 구조다. 비상장사 대림이 상장사 DL의 최대주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이 회장은 대림의 최대주주다. 이 회장의 옥상옥 구조를 통한 그룹 지배력은 지난해보다 강화됐다. 자본금이 증가한 영향으로 동일인 지분율은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대림의 DL 주식 취득을 늘리며 내부지분율을 크게 높였다.
옥상옥 정점 ‘대림’ 계열회사 지분율 높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2024년 집단별·소속회사별 내부지분율 현황에 따르면 이 회장의 동일인 지분율은 지난해 1.42%에서 올해 1.38%로 0.04% 하락했다. DL그룹 자본금이 1조9810억원에서 2조162억원으로 352억원 증가하면서 이 회장의 투자 비중이 감소해 동일인 지분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에 친족 지분율과 동일인 관련자 지분율이 하락했는데도 전체 내부지분율이 68.74%에서 73.11%로 4.36% 상승했다. 이 회장은 계열회사 지분율을 4.6%(66.37%→70.97%) 끌어올리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는 옥상옥 구조를 이루고 있는 대림이 지주사 DL 지분율을 지난해 39.2%에서 올해 44.5%까지 높이면서 이뤄졌다. 재계 순위 20위권에서 70% 이상의 내부지분율을 기록한 곳은 DL과 롯데, 신세계, LS뿐이다.
이 회장은 대림 지분 52.3%를 쥐고 있다. 오너가 최상위 회사를 보유하며 그룹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DL그룹이 지주사로 전환을 추진하던 2020년에는 그룹이 지주사 전환과 함께 옥상옥 구조를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비상장사가 지주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해소되며 투명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오히려 옥상옥 구조가 강화됐다.
DL이앤씨, DL건설 완전 편입으로 이해욱 지분 변화
5월14일 기준으로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율은 대림 52.3%, DL이앤씨 0.1%다. 회장 자리를 지키게 하는 대림 지분은 지난해와 변동이 없다. 올해 내부지분율 상승은 앞선 것처럼 대림의 계열회사 지분율이 상승하며 이뤄진 것이다.
변화는 DL건설 지분 0.5%가 DL이앤씨 지분 0.1%로 바뀐 것에서 발생했다. DL그룹의 핵심인 DL이앤씨는 올해 2월 자회사인 DL건설 지분을 100%까지 끌어올리며 건설사업의 축을 하나로 정비했다. DL이앤씨는 DL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품기 위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선택했고 DL건설 주주에게 1대 0.3704268의 비율로 주식을 교환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보유한 디엘건설 지분 0.5%가 DL이앤씨 지분 0.12%(4만6941주)로 교환됐다.
이 회장은 대림→DL→DL이앤씨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DL이앤씨의 회장을 맡고 있다. 2021년 DL이앤씨 회장 보수로 10억7550만원을 수령했으며 2022년 12억원, 지난해 6억원을 받았다. 대림에서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급여 40억원, 상여 40억원 등 80억원을 연간 보수로 받았으며 DL에서는 연간 32억원~36억원을 수령했다.
이 회장은 오너 3세로 올해로 56세의 젊은 나이다. 고 이재준 창업주가 할아버지, 이준용 명예회장이 아버지이며 세 자녀로 장녀 지원, 장남 동훈, 차녀 지희 씨가 있다. 장녀가 1997년생, 장남이 2001년생으로 어린 나이라 승계구조를 형성하기는 이른 시기이며 실제로 2세들이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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