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바로가기
반도그룹의 내부지배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룹 계열사인 퍼시픽산업이 엔터테인먼트 전문회사 아센디오(옛 키위미디어그룹) 지분을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아센디오의 경영권을 잃은 탓에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이 줄었다.
다만 동일인(총수)인 권홍사 회장과 그의 아들 권재현 상무가 지주사 반도홀딩스의 지분율을 99%대로 유지해 강력한 지주사 지배력을 기반으로 만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센디오 경영난에 엔터사업 철수...계열회사 지분율 19.3%p 하락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반도그룹의 전체 내부지분율은 지난 5월14일 기준 50.85%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72.34%와 비교하면 21.49%p 급감한 것으로, 올해 총수 있는 집단(78개)의 내부지분율 평균값인 61.1%를 10.25%p 밑돈다.
내부지분율이 크게 줄어든 것은 아센디오 지분매각으로 계열회사 지분율이 19.3%p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도그룹의 계열회사 지분율은 30.1%로 낮은 집단 4위이며 평균값인 54.9%에 비교하면 20% 이상 작다. 또 연속 지정된 총수 있는 집단(71개) 중 계열회사 지분율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LS가 5.3%p, 3위인 애경이 3.9%p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체감된다.
퍼시픽산업은 2020년 아센디오를 인수하며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퍼시픽산업은 신동철 반도홀딩스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법인이다. 신 부사장은 권 회장의 장녀 권보라 씨의 남편이다. 퍼시픽산업을 통해 아센디오를 인수하며 대표이사에 올랐다.
인수 이후 아센디오의 경영난이 계속되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센디오의 연결기준 연간 영업손실은 2021년 42억원, 2022년 79억원, 2023년 104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66억원, 169억원, 259억원 등으로 증가한다.
신 부사장이 본업인 건설업에 집중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철수하며 내부지분율이 하락했다. 아센디오 지분이 지난해 43.9%에서 올해 9.9%로 감소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고, 자회사인 더스타아시아와 안성스튜디오컴플렉스도 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여전한 ‘지주사 지배력’ 지분율 회복 발판
창업주인 권 회장과 그의 장남인 권 상무는 지주사 반도홀딩스를 발판 삼아 내부지분율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그룹의 지배구조는 총수일가→반도홀딩스→건설 주요 계열사로 이어진다.
반도홀딩스 지분은 권 회장이 69.6%, 권 상무가 30.1% 등 부자가 합해서 99.7%를 쥐고 있다. 비상장사라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도 없다. 이처럼 높은 총수일가(동일인 및 친족) 지분율이 굳건한 경영권의 기반이다. 반도그룹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20.75%로 총수 있는 78개 집단 평균치(3.5%)의 약 6배에 달한다.
권 부자의 지분율은 지난해에서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권 회장의 딸들이자 권 상무의 누나들인 권보라·보영·민서 씨의 지분율도 전년과 같다. 장녀인 보라 씨는 반도홀딩스 지분 0.1%를 보유하고 있지만 승계와는 거리가 멀다. 일찍이 장남 승계구도가 형성돼 권 상무가 아버지에 이어 지주사 2대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4남매 모두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100% 지분을 가진 기업이 1개 이상씩 있다. 반도그룹 2세들은 그룹의 18개 계열사 중 8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그룹의 총수 2세의 지분율은 10.2%로 평균 5.4%의 약 2배에 달해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 5위를 기록했다.
규제 대상 회사 수는 지난해보다 1개 증가해 13개다.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가 8개에서 9개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초과 보유한 회사는 4개로 전년과 동일하다. 기업집단 가운데 자기주식은 전혀 없다.
반도그룹은 건설전문 기업집단으로 재계서열 83위다. 1980년 설립된 부산·경남권 건설회사인 태림주택이 모태이며, 신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를 공급해 급격히 성장했다. 주거 브랜드 ‘유보라’로 알려져 있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
'Governance > 지배구조 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텔콘RF제약, 비보존 지분 활용 '에이비온' 지배력 강화 (0) | 2024.11.14 |
---|---|
[공익재단 톺아보기]② 지주사 지분 늘린 아산사회복지재단, 불어난 배당수익 | HD현대 (0) | 2024.11.11 |
[신세계그룹 계열분리] 정용진 동생 정유경, 회장 승진...'남매 회장' 시대 열렸다 (0) | 2024.10.30 |
[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 '지분 0%' 동일인 지정 배경은 (0) | 2024.10.29 |
[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정춘보 신영그룹 회장, 지배력 올해 더 커졌다 (0) | 2024.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