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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 위축에 'IPO 연기' 속출…내년엔 다를까

Numbers_ 2024. 12. 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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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 위축에 'IPO 연기' 속출…내년엔 다를까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가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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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가 내년으로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정치 문제와 대외 환경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내년 시장 상황도 빠르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자동차 전동화 솔루션 기업인 모티브링크는 지난 5일 예정됐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내년 1월 31일, 공모주 청약 일정은 이달 16일에서 내년 2월로 각각 연기했다.

이외에도 지난 한 주 동안 교육 플랫폼 운영사 데이원컴퍼니,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소재 기업 삼양엔씨켐, 미용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 등 다수의 기업이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등이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 내년 1~2월로 일정을 미룬다고 공시했다. 앞서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을 비롯해 올해 IPO대어로 꼽히던 케이뱅크와 SGI서울보증도 내년으로 상장을 연기했다.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미룬 것은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비롯해 수출 둔화, 비상계엄 선포 사태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의 원인이 있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누적 순매도 1조원을 기록했으며 9일 코스피는 장 개장과 동시에 급락해 24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주식시장에 최대 43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역시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4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하지만 증권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주식시장이 쉽사리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매도)’로 낮췄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계속되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순환 등의 영향 외에도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충격이 한국의 밸류에이션 디레이팅(평가절하)으로 이어졌다”며 “한국 기업의 실적 하방 리스크와 국내외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연장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감안하면 주식 시장은 제한적 반등 후 횡보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상장을 연기했지만 향후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새내기주가 종가기준 '따블'을 기록한 것은 지난 8월 21일 상장한 티디에스팜이 마지막이다. 또 지난달 상장한 새내기주 13종목은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평균 9.6% 하락했고 최대 40% 하락한 기업도 있었다. 상장을 강행하더라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앞서 5일과 6일 양일간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 엠앤씨솔루션의 경쟁률은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벤처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IPO시장은 연초에 따상, 따따상하며 흥행하는 경우가 많아 공모 청약 경쟁률이 높지만 반대로 연말에는 열기가 식는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상장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전략적인 판단이겠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에 투심이 회복되고 시장으로부터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