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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최 대표는 4억원 이상의 사재를 투입해 유상증자 배정분을 모두 청약했다. 반면 기존 최대주주인 ㈜KT는 청약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2대주주로 내려앉게 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엔젠바이오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액면가 1000원인 신주 600만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날까지 구주주 청약을 진행하고 오는 12~13일 양일간 실권주 일반공모를 실시한다.
엔젠바이오는 유상증자를 진행해 주주와 시장으로부터 110억원을 융통할 계획이다. 당초 발행가액을 2425원으로 설정했으나,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했고 발행가액은 184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조달 가능한 자금도 기존 146억원에서 110억원으로 축소됐다.
눈여겨볼 부분은 유상증자와 함께 최대주주 손바뀜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엔젠바이오의 창업주이자 2대주주인 최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받은 주식 중 100%인 24만201주를 청약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4억원을 넘어선다. 또 특수관계자인 홍창범 전무, 김광중 부사장, 윤세혁 전무 등도 배정분 전부를 소화했다. 이들의 합산 지분율은 유상증자 이후 7.54%다. 증자비율 44%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지분율이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일반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지배력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통상 최대주주 또는 경영진의 청약률은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경영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회사의 성장과 재무관리에 사재를 아끼지 않고 내놓겠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경영진의 책임감 있는 참여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주주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반면 현 최대주주인 ㈜KT는 청약에 참여하지 않는다. 지분 135만4545주를 보유한 ㈜KT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59만1569주를 배정받으나, 단 1주도 소화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지분율은 기존 9.9%에서 6.85%로 하락하며 자연스럽게 2대주주로 물러나게 됐다.
㈜KT의 저조한 유상증자 참여는 어느정도 예상됐다. 엔젠바이오는 2015년 ㈜KT의 사내 벤처로 출범한 기업이다. 설립 당시 KT전략투자조합2호와 젠큐릭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다. 젠큐릭스는 지분을 매각했고 KT전략투자조합은 조합 만기에 따라 청산 절차를 밟았다.
이후 KT전략투자조합이 해산하면서 ㈜KT와 KT인베스트먼트가 각각 135만4545주, 13만5455주를 현물 배분받았다. 당초 ㈜KT의 보유 지분이 재무적투자자(FI) 성격이 컸던 만큼,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엔젠바이오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기존 채무 상환에 쓸 계획이다. 앞서 2020년 9월에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3회차 전환사채(CB)가 주요 대상이다. 해당 CB는 올해 9월부터 조기상환기일이 도래한 상태고 현재 미상환잔액은 약 72억원이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 조달 자금으로 이를 전부 상환하고, 나머지는 △미국 CLIA랩 사업확장을 위한 자회사 자본출자(26억원) △원재료 비용 확보(13억원)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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