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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주주가치 훼손과 관련해 공방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최근 고려아연 주주가치가 최 회장 취임 이래 훼손돼 왔다는 MBK의 분석을 왜곡이라고 반박하고 나섰고 MBK는 이를 재반박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10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말 최윤범 회장의 취임 이후 고려아연의 본질적 가치 대비 주주가치가 급격히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후진적인 기업 거버넌스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후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같은 날 오후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총주주수익률(TSR) 등 훼손된 주주가치 지표에 대해서 정보를 왜곡, 편집했다고 밝혔다.
MBK는 이와 관련해 정보를 왜곡, 편집한 것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기간을 설정하고, 동종업계 유사기업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기업들과 수치를 비교했다는 점에서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총주주수익률(TSR)이 일시적으로 음수로 전환하긴 했으나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듬해인 2024년 8월 시점 TSR은 다시 양수 전환했으며 MBK가 이 수치를 뺀 것은 증거를 짜깁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MBK는 2022년 12월말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첫 1년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기간의 TSR을 비교한 것인데 기간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은 최윤범 회장 측이라고 반박했다. 2024년 3월 발간된 글로벌 의결 자문사 ISS의 고려아연 2023년 정기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도 1년을 기준으로 동종기업 및 산업지표와 비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8월 말 주가 상승으로 TSR이 양수로 전환하긴 했지만 근본적인 주주가치 상승으로 인한 주가 제고 효과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양 가문의 표대결 이후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일시적 상승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이다.
TSR은 연간 TSR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보편적이다. 실제로 ISS의 가이드라인에서도 TSR은 ‘연간수익률(annualized rate of return)’로 정의하고 있다. MBK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이 되는 회계기준연도 말일, 분기 또는 반기 말일 기준도 아닌 2024년8월31일 기준의 주가를 기준점으로 삼는 논리적 이유와 근거도 없다”며 “유리한 결과가 도출되는 기간을 임의로 정한 것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8월 말 까지의 기간동안 연간 TSR을 기준으로 봐도 고려아연의 TSR은 약 8%로 추산된다. MBK는 동종업계 유사기업 중위값(2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MBK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단독경영체제가 도입된 2022년말부터 2024년 8월말까지 기준으로 해도 TSR 2%는 낮은 수준”이라며 “동종업계 유사기업 중위값(18%), 유관 인덱스(KOSPI200 22%, MSCI Metals and Mining Index 13%) 등 기준에 비해서도 모두 유의미하게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이외의 기간 기준으로는 모두 TSR이 음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BK는 또 최 회장 측 비교대상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기업들을 비교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봤다. 고려아연 측 자료는 고려아연을 ‘KRX Steel Index’의 구성 기업과 비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당 인덱스는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풍산 등 제철, 제강, 비철금속 주조(동, 알미늄) 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MBK는 고려아연이 영위하는 비철금속 제련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기업과 비교하는 것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해외 매출 비중이 70%가 넘어 단순 비교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반면, MBK 는 사업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선별한 동종기업 그룹과 ISS의 고려아연 2023 정기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를 참고해 인덱스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MBK는 최 회장 측이 113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3건의 유관 투자 항목들을 자의적으로 업무와 무관한 투자로 분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MBK에 따르면 1050억원을 투자한 트럭용 수소연료전지 기업 하이존 모터스는 지난해 부정행위에 연루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미화 2500만달러(약 358억원)의 합의금을 요구 받았다. 이에 현재 실질적으로 파산 상태이기 때문에 ‘면밀한 실사에 기반하지 않은 부실 기업 투자’로 구분해 업무 무관 투자로 분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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