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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톡] '4파전' 돌입한 VC 협회장 선거…때 아닌 '흥행' 왜?

Numbers_ 2025. 1. 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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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톡] '4파전' 돌입한 VC 협회장 선거…때 아닌 '흥행' 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협회)의 차기 협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김학균 퀀텀벤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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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VC협회)의 차기 협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습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김학균 퀀텀벤처스 대표 등 무려 4명이 도전장을 내면서 역대급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24일 VC협회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최대 2명의 후보를 추릴 것으로 보여 사상 첫 경선 방식의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여러 후보가 협회장 선거에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는 한 명의 후보만 지원하거나 회추위에서 단독 후보를 추리는 형태로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흐름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지난 2022년 15대 협회장 선거였습니다. 이 때도 윤건수 현 회장과 김대영 케이넷파트너스 대표가 후보 등록을 하면서 경선을 예고했지만 김 대표가 이사회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윤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됐습니다. 이번 16대 선거에는 4명이 몰리면서 협회장 자리에 대한 벤처투자 업계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VC협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입니다. 2년 간의 임기동안 국내 VC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막중한 반면, 명확한 혜택은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협회장으로 선출된 대표이사가 속한 VC는 입지가 강화돼 펀드레이징이 수월해진다’고도 말하지만, 이런 주장에는 딱히 근거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지금까지 협회장을 배출한 VC는 DSC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등 이미 대형VC로 자리를 잡은 곳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협회장들이 모두 각 VC의 오너이기도 했기 때문에 이미 업계에서는 존재감이 상당했고 발언권도 큰 인물들이었습니다.

복수의 VC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어느정도 내정이 되어있는 상태에서 선거가 진행됐고, 특히 전 협회장이 추천하는 인사가 다음 협회장이 되는 관행이 있었다”며 “딱히 혜택이 없을뿐더러, 회사 운영만으로도 바쁜데 협회장으로서 일정도 빡빡해 인기있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VC에서 여러 후보가 협회장에 도전하고 나선 것은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점차 증가하면서 업계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2027년까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역대 최대 규모인 16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VC들이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협회장을 맡게 되면 전체 자본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다양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협회장에 도전한 것 역시 업계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옵니다. 창투사 오너만이 협회장에 나선다는 암묵적 관행을 깬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와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뿐만 아니라 운용자산(AUM) 4000억원 미만으로 중견 VC에 해당하는 퀀텀벤처스의 김학균 대표도 출사표를 내면서 후보군이 다양해졌습니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후보자들이 협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협회장이 신생 및 중소·중견 VC의 목소리도 반영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며 “내정자가 선출되던 이전과 달리 여러 후보가 나와 공정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