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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전문기업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켄코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업계가 침체됐던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생산라인 축소와 고정비 절감 등 적자 줄이기에 집중했던 시기다.
켄코아는 팬데믹 속에서도 매출을 올리면서 동시에 성장과 투자를 위한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했다. 금융권과 사모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해 재정을 보강했고, 여객기 개조를 포함한 MRO 사업 확대와 생산설비 증설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한 투자도 이어갔다. 이런 노력이 올해 흑자전환으로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높다.
업황 악화에 유동성 감소…재무활동으로 충당
켄코아는 지난 2013년에 설립된 우주항공 전문 기업이다. 원소재부터 가공, 조립, 정비까지 항공 산업 전반에 걸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특수 원소재 공급 △항공기 생산·부품 제조 △항공기 MRO △우주발사체 관련 파트 생산 △UAM 개발 제조 등이다.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이민규 대표와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케플러다.
켄코아는 설립 이후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2017년 여객기 개조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고 조지아주 항공기 정밀가공업체를 인수해 사세를 확장했다. 성장세에 힘입어 2020년 테슬라(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트랙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기업공개(IPO) 당시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켄코아의 순이익이 2020년 흑자로 전환한 뒤 2021년 1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항공사들의 재정압박이 커지면서 신규, 기존 항공기 주문의 인도가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켄코아의 주된 수요자인 완제기 제조업체들이 생산수량을 줄이면서 부품 공급업과 MRO 사업도 연쇄적인 타격을 받았다.
그간 켄코아의 실적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각각 93억원, 196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3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23년부터 다시 당기순손실 18억원으로 전환했고 지난해도 3분기 누적 18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0년 -103억원, 2021년 -84억원, 2022년 -38억원, 2023년 -73억원, 2024년 3분기 -156억원으로 꾸준히 순유출 기조를 나타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부족한 유동성은 금융기관 차입과 전환사채(CB) 발행 등 외부자금을 조달해 채웠다. 켄코아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적게는 68억원(2022년), 많게는 1132억원(2024년 3분기)으로 순유입세였다. 업황 악화로 현금 창출이 녹록지 않아지자 재무활동을 통해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IMM인베스트먼트에 영구채를 발행해 자금 조달과 함께 재무건전성 개선을 도모하기도 했다.
수주잔고 5년간 3배 증가…수익성 개선 가능성
켄코아는 코로나19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주를 꾸준히 늘렸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8월 말 기준 8700억원으로 2019년 2750억원 대비 3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000억~4000억원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켄코아는 2021년 싱가폴 MRO 업체인 ST엔지니어링으로부터 약 4000억원의 여객기 개조 사업 수주를 받았다. 2017년부터 수익 다각화를 위해 준비한 MRO 사업이 본격적인 성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2020년 MRO 사업의 매출은 12억원으로 전체 매출(316억원) 대비 4%밖에 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3분기 누적은 294억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켄코아는 지난해 7월 브라질 엠브라에르와의 C-390 군용 수송기, 8월 ST엔지니어링과의 P2T 사업 등 수주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사업별 수주잔고 비중은 항공기 40%, MRO 40%, 우주항공 원소재 20%로 추정된다.
해외에서의 성장성도 돋보인다. 켄코아는 2017년 조지아메탈크래프터(현 켄코아USA)를 인수한 바 있다. 켄코아USA는 항공기 구조 부품만이 아니라 항공기 엔진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록히드마틴, 보잉, 프랫앤휘트니, 미국 국방부 등에 관련 구조물을 납품하고 있다. 같은 해 인수한 캘리포니아 메탈은 나사,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에 티타늄과 니켈 특수강 등 우주항공 원소재를 공급하는 중이다.
켄코아는 수주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CAPA)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사천 1·2공장의 유휴 부지를 활용해 총 4500평 규모로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설비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중순 설비 증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 물량 증가와 CAPA 확충을 통한 대응 전략에 시장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생산 효율성 증대,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설을 통해 급증한 수주 물량에 대응하는 한편, 내재화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만 켄코아 관계자는 “큰 그림은 업계에서 예상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큰 산업인 데다 출하 시기에 따른 매출 변동 폭도 작지 않기 때문에 예상 실적을 시장에 내놓고 있지는 않다”고 신중론을 유지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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