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CEO

[C레벨 패러다임 변화] 현대차, 닛산 출신 '호세 무뇨스 CEO' 성공 방정식은

Numbers_ 2025. 1. 10. 14:39

▼기사원문 바로가기

 

[C레벨 패러다임 변화] 현대차, 닛산 출신 '호세 무뇨스 CEO' 성공 방정식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사업 대표로 호세 무뇨스를 선임했다.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전면에 나온 외국인 대표다. 기아, 현대차 계열사, 해외법인에 그쳤던 정의선 회장의 외국인 인재 풀

www.numbers.co.kr

 

호세 무뇨스 신임 현대차 대표이사 /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사업 대표로 호세 무뇨스를 선임했다.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전면에 나온 외국인 대표다. 기아, 현대차 계열사, 해외법인에 그쳤던 정의선 회장의 외국인 인재 풀이 본사로 확장됐다.

눈여겨 볼 부분은 무뇨스 사장이 경쟁사인 '닛산' 출신이라는 점이다. 또 닛산 현대차에서 성공 경력이 흥미롭다. 그가 사장 자리에 오르기 전 글로벌 성적은 5~6위 수준이었지만 입사 후 2~3위를 달성하는 등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다. 

무뇨스 대표의 경력이 빛을 내기 시작한 시점은 닛산 자동차 북미 법인에 합류한 2014~2018년이다. 당시 닛산은 미국에서만 연간 127만~144만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미국 점유율 2~3위를 달성했다. 

그가 현대차에 합류한 2019년부터는 현대차 성장이 두드러졌다. 입사 전(2018년) 15조2929억원이던 현대차 미국법인(HMA) 매출은 2023년 40조8238억원으로 2.7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 판매는 67만여대에서 87만여대로 늘었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합산 점유율은 미국 2위다. 

제네시스-인피니티 판매 추이.(호세 무뇨스 임기는 2019~2024년, 단위:대)


'제네시스'로 이식된 '인피니티' 성공 공식


눈여겨 볼 부분은 미국 판매 라인업 변화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 폭이 확대됐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 성공 공식을 썼던 그가 이 경험을 현대차 '제네시스'로 이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미국법인장 임기 첫 해 2만1237대에 불과했던 제네시스 판매 대수는 지난해 7만5003대로 급증했다. 2022년부터는 인피니티 판매량을 넘어섰다. 매년 두 자릿수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성공하지 않았다. 주력 SUV인 'GV80'의 미국 내 권장소비자가격은 5만7700달러부터 시작한다. 동급인 △인피니티 QX60(5만1550달러) △렉서스 RX(4만9950달러)보다 비싸다. 프리미엄 차량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을 제치고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눈여겨 볼 부분은 제네시스 라인업이 점차 확충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 전동화(내연) 모델로만 채워진 제네시스 파워트레인은 앞으로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EREV) 모델로 확대된다. 더 높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자동차 미국 판매 추이.(호세 무뇨스 임기는 2019~2024년, 단위:대)


트럼프 1기 경험자 "어떤 정책 나오든 최대한 활용"


그가 닛산에서 주가를 올린 시점과 현 시점의 공통점은 '도널드 트럼프' 집권 초기라는 점이다. 대대적인 무역장벽 및 한국 및 일본 제조업체에 대해 비 우호적인 정책들이 쏟아진 시점이다. 

반면 무뇨스 임기중이었던 닛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트럼프 임기 첫 해였던 2017년 닛산은 미국에서만 159만3464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현대차의 상황은 트럼프 1기보다 좋다. 이전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 현지화를 위해 대단위 투자를 집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집행한 투자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에 맞춰 결실을 맺었다. 

전기차 판매를 위한 기반은 이미 마련됐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중이며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도 달성했다. 보조금을 받지 못해 7만달러 규모의 전기차 폭탄 지원을 했던 지난해 보다 상황이 좋다.

북미 시장에서는 온라인 판매라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아마존 오토스(Amazon Autos)에 입점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줄였다. 완성차 제조사가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미국 최초 사례다. 도매 유통사 중심의 유통구조를 소매 구조로 넓혔다. 

호세 무뇨스 대표는 지난 6일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정책을 설정하는 것은 정치인이고 우리 역할은 어떤 정책이든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시장 상황에 적절히 적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신중하지만 동시에 희망적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pad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