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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호텔 자체자금에 더해 한화그룹 계열사와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아워홈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 1차 인수 대상은 아워홈 4남매 중 장남(38.56%)과 장녀(19.28%) 지분 57.84%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밑에서 추진해온 이 작업은 다음 달 초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인수대금은 약 8600억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막냇동생 구지은(20.67%) 전 아워홈 부회장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남매 간 경영권 분쟁 끝에 아워홈 이사회에서 물러난 그 역시 3녀 구명진 씨(19.6%)와의 공고한 관계를 바탕으로 PEF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을 우군으로 포섭하는 등 반대연합을 구축했다. 아워홈은 창업자인 고 구자학 선대회장의 1남3녀가 지분 98% 이상을 나눠 소유한 구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아워홈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법인을 세우고 나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비전이 이를 인수해 유상증자를 거쳐 IMM크레딧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비전, IMM크레딧이 각각 2000억~3000억원을 내놓아 약 86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화는 구 전 부회장에게 지분 동반매각을 제안했다. 지난해 주식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다음 달 계약에 나설 구본성(장남) 전 아워홈 부회장, 구미현(장녀) 아워홈 회장과 함께 보유지분을 넘기라고 요구한 것이다. 구명진 씨 몫까지 총 40.27%가 대상이며 답장 시한은 23일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분위기로는 구 전 부회장이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지분 방어에 대한 의지가 확고할 뿐더러 우선매수권을 근거로 줄곧 인수절차의 정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주식을 양도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넘겨야 하고, 주식인수를 포기할 경우 잔여 주주에게 팔 수 있다. 구 전 부회장이 장남과 장녀가 한화에 지분을 매각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매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구 전 부회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펄마캐피탈 등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와 접촉을 이어왔다. 한화가 주당 6만5000원을 제시한 이상 동등한 조건으로 장남과 장녀의 지분을 되사오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 전 부회장 앞에 놓인 걸림돌은 적지 않다. 아워홈 정관의 또 다른 항목을 보면 주식을 양도할 때 이사회의 동의가 필수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법인 등기에도 언급된 내용이다. 문제는 장남과 장녀가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내이사 3인은 구미현 회장을 비롯해 그의 남편 이영열 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 구재모 씨다. 이외에 권오흠 감사가 참여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 해도 이사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여기에 우선매수권을 두고도 한화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이미 구 전 부회장의 권리는 효력을 상실했다는 주장으로, 지난해 9월 구 전 부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공동매각에 대한 의사를 물었으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구 전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한화의 일방적인 통보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가격산정 기준 등을 안내받지 못한 만큼 권리가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다음 달 초 한화가 SPA를 감행할 경우 법원에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김동선 부사장은 이번 인수전을 마무리 짓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1월 전국 아워홈 물류센터와 공장 등의 실사를 직접 챙길 정도로 의지도 상당하다. 한화푸드테크와 한화로보틱스 등 김 부사장 산하 계열사들의 기술을 아워홈 사업장에 접목할 수 있다는 시너지는 물론, 조선부터 방산·반도체·유통 등을 아우르는 그룹 내 단체급식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 역시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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