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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인 포니링크(옛 젬백스링크)가 대규모 전환사채(CB)발행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자율주행자 관련 신사업으로 다각화를 꾀하면서 자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본업에서 수 년간 적자를 이어가면서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돼 부담이 크다. 어려운 상황에서 자율주행 사업에 '베팅'하며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자금조달 집중…"자율주행 기술력 이미 확보"
포니링크는 지난 14일 153억원 규모의 16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자는 중국 자율주행 전문업체인 포니AI다. 포니AI는 포니링크의 자율주행사업 파트너사이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다. 이번 CB는 당초 300억원 규모였지만, 포니AI의 요구로 절반 가량 축소됐다.
포니링크는 최근 자율주행 사업을 본격화 하기 위한 자금조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약 127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이어 15회차 CB를 발행해 100억원을 확보했다. 또 보유 중이던 12, 13회차 CB를 199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1년간 약 58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은 셈이다.
포니링크가 자금을 조달해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자율주행 신사업이 있다. 특히 파트너사인 포니AI가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니AI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맵핑 시스템 등 주요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개발과 함께 로보 택시(무인택시)와 로보 트럭 등의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이다.
포니링크에 따르면 포니AI는 세계 최고 수준의 레벨 4(고도 자동화)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베이징과 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통합 관제센터 구축 기술과 이동통신 코어망 기술, 커넥티드카 기반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사업 시너지를 위해 주주관계로 결속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어 150억원의 주식을 장내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포니AI는 포니링크의 지분 2.93%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포니링크가 발행한 CB를 사들인 만큼,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 지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포니링크는 국토교통부로부터 로보택시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하고 서울과 성남 지역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강남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 자율주행차 4대를 투입해 시험운행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시범 자율주행차를 10대로 확대해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파트너사인 포니AI의 추가적인 자금 수혈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포니링크는 포니AI에 대해 "지난해 미국 나스닥 상장과 동시에 진행된 사모 투자를 통해 4억3000만달러(약 6200억원)을 조달했다"며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포니링크에 직접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속적 적자' 각종 부담 여전
포니링크는 이처럼 단기간 많은 자금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수 년 동안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어 재무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 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2023년까지는 2년 동안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누적 20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역시 2021년 122억원의 순유입을 보였지만 2022년 173억원, 2023년 195억원의 순유출 흐름으로 전환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한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528억원으로 2023년 말과 비교해 2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다만 유증과 CB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인 만큼, 영업현금 창출 과제는 여전히 남았다. 이익잉여금은 2021년 말 357억원에 달했지만 모두 소진됐고, 지난해 3분 말에는 127억원의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포니링크가 영위하는 사업은 현재 명품 병행수입, IT솔루션, 모빌리티 등 3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명품 사업은 인터넷쇼핑몰인 '라프리마'를 통해 이뤄진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이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한다.
그러나 라프리마의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IT솔루션 사업의 경우 전체 매출의 15%도 되지 않기 때문에 포니링크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긴 어렵다. 기존 주력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 신사업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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