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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신탁, 7000억 '신탁계정대 회수' 리스크 관리 방점

Numbers_ 2025. 2. 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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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신탁, 7000억 '신탁계정대 회수' 리스크 관리 방점

한국자산신탁이 올해 리스크 관리를 최대 경영 기조로 세우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 9월 말 기준 6932억원을 기록한 신탁계정대 회수에 집중할 예정이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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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국자산신탁 본사 /사진=한국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이 올해 리스크 관리를 최대 경영 기조로 세우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 9월 말 기준 6932억원을 기록한 신탁계정대 회수에 집중할 예정이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에 빌려준 자금으로 이를 회수하지 못하면 손실로 인식된다. 한국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 급증과 수반해 대손충당금이 불어나면서 자산건전성 부담이 커진 상태다.

불어난 신탁계정대 ‘순이익 역성장’ 심화

한국자산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 상위권에 오른 부동산신탁사다. 호황기였던 2020년의 별도 기준 연간 실적은 영업수익 2185억원, 영업이익 1628억원, 당기순이익 1226억원을 각각 기록했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0.9%에 달했다.

다만 2022년 부동산 불황이 시작된 이후로 실적 감소세에 빠졌으며 지난해는 감소 폭이 심화했다. 2024년 9월 말까지 영업수익 1181억원, 당기순이익 13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2020년 대비 46%, 89% 급감한 실적이다.

/자료=한국자산신탁 공시 가공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되고 차입형 토지신탁의 위험성이 커져 사업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대지비, 공사비 등 사업비를 신탁사가 직접 조달해 높은 보수를 수취할 수 있지만 리스크가 크다.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며 수주고가 줄었고 이는 실적 축소로 이어졌다.

또 신탁계정대가 불어남과 동시에 대손충당금 부담이 쌓이면서 순이익이 역성장했다. 신탁계정대는 2023년 말 4688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6932억원으로 4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523억원에서 954억원으로 82% 급증했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신탁계정대가 증가했지만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기존 사업장에서 분양 촉진 등 재정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자산신탁의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사업 비중이 경쟁사 대비 작고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유지함에 따라 자산건전성 저하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자산신탁의 2019~2023년 자산건전성 지표 추이 /자료=나이스신용평가

 
‘탄탄한 재무 버팀목’ 불황 정면 돌파

한국자산신탁은 업계 최상위의 자기자본 규모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불황을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신탁계정대가 지난해 9월 말 7000억원 수준에 도달한 만큼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신탁계정대와 관련 차입금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부 경쟁사가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위안이다. 9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8499억원으로 장기간 누적된 이익을 통해 우수한 손실완충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져 신탁계정대 규모를 줄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자산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된다. 신탁계정대 회수가 지연돼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재무안정성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자산신탁은 반등을 위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한편 회사가 강점을 지닌 신탁사업에서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매년 꾸준하게 영업을 이어온 도시정비사업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올해 기존 사업장 분양 촉진으로 신탁계정대를 회수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며 “시장이 축소된 상황이라 모든 사업 분야의 올라운더로 나서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선별 수주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