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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날, 만나코퍼레이션 투자금 350억 증발 위기…손실 확산 '일파만파'

Numbers_ 2025. 2. 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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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날, 만나코퍼레이션 투자금 350억 증발 위기…손실 확산 '일파만파'

다날의 만나코퍼레이션 투자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다날은 만나코퍼레이션 보유 지분에 대한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했지만, 이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처분금액을 0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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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다날의 만나코퍼레이션 투자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다날은 만나코퍼레이션 보유 지분에 대한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했지만, 이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처분금액을 0원으로 잡았다. 만나코퍼레이션 외에도 지분 투자 기업들과 종속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투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날은 만나코퍼레이션의 지분 24.32%의 처분 금액을 기재하지 않았다. 앞서 다날은 2021년 7월 구주 취득 방식으로 만나코퍼레이션에 350억원을 투자했다. 

다날은 투자 당시 주주간계약을 맺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투자원금의 내부수익률(IRR) 15%를 보장 받기로 했다. 다날은 총 577억원을 돌려받아야 하지만 지급 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처분금액을 0원으로 기재했다.

다날의 만나코퍼레이션에 대한 투자금 회수 우려는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만나코퍼레이션은 배달 대행 프로그램 '만나플러스'를 운영 중인데 지난해 8월 만나코퍼레이션이 배달기사들에게 배달비를 정산하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정상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만나코퍼레이션의 재무상태는 미지급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이미 엉망이었다. 만나코퍼레이션의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18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순손실 255억원, 299억원을 기록하면서 대규모 결손금이 쌓인 탓이다. 이에 다날은 만나코퍼레이션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을 줄이고 있었다. 2022년 말 만나코퍼레이션 지분의 장부가액을 271억원으로, 2023년 말에는 178억원으로 줄였다. 

다날이 만나코퍼레이션 투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 부담은 부메랑으로 돌아 왔다. 다날은 35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해 만나코퍼레이션 투자금을 마련했다. 표면 이자율은 0%로 금리 부담은 없었지만 사채권자들이 만기 전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상환 부담이 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다날의 보유 현금자산은 560억원 수준인데 단기차입금만 485억원이었다. 이에 다날은 지난해 10월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수혈했다. 

투자금 회수 불가 우려 기업은 만나코퍼레이션뿐만 아니다. 2022년 2월 다날은 100억원을 투자해 엔드림의 지분 1.87%(175만9530주)를 확보했다. 당시 다날은 엔드림의 기업가치를 6000억원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엔드림은 게임 개발사로 다날은 엔드림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다각화를 노렸다. 하지만 2024년 9월 기준 엔드림 보유 지분 장부가액은 21억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매출 하락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엔드림의 2022년 매출액은 1738억원이었는데 2023년에는 1627억원으로 6% 가량 하락했다.

지분 투자 기업 외에도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다날의 종속기업은 총 16곳이다. 이중 순이익을 낸 곳은 다날투자파트너스가 유일하다. 특히 다날에프엔비와 비트코퍼레이션, 페이프로토콜AG, 쏘시오 등은 총자본이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중 쏘시오는 사실상 청산 직전 상태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은 90만원, 매출은 0원으로 나타났다.

다날은 "만나코퍼레이션 지분 처분 관련 풋옵션 행사 대상자의 지급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급 불능일 경우 계약서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며 오는 27일 대금 지급 기한까지 못 받으면 관련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