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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펀드' 실체스터, ㈜LG 지분 7% 확보...주주환원 목소리 낼까

Numbers_ 2025. 3.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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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펀드' 실체스터, ㈜LG 지분 7% 확보...주주환원 목소리 낼까

영국계 펀드인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지 엘엘피(이하 실체스터)'가 ㈜LG의 지분율을 7%까지 확대했다. 과거 KT,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시장에서 투자한 이력이 있는 실체스터가 적극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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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여의도 본사 트윈타워 전경 /사진 제공=LG


영국계 펀드인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지 엘엘피(이하 실체스터)'가 ㈜LG의 지분율을 7%까지 확대했다. 과거 KT,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시장에서 투자한 이력이 있는 실체스터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목소리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LG는 이달 4일 실체스터가 지분 7.03%(1105만7758주)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상장사 주식 5% 이상 보유자는 1% 이상의 지분율 변동이 있을 경우 공시 의무를 진다.

실체스터는 영국계 자산운용사로 고객들의 투자를 대리 집행하는 매니저 역할을 한다. 펀드 투자자들은 주로 미국 대학교, 연기금, 재단, 기타 비과세법인 및 고액자산가이며 투자자의 10%가량이 미국 이외 국적자다.

실체스터가 ㈜LG의 지분 5%를 확보하며 보고 의무를 지게 된 시점은 2023년 4월 5일이다. 당시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해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실체스터는 같은해 8월 지분 1%를 추가로 늘리며 3대주주에 올라섰다.

실체스터는 공시에서 '기업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않으며 내부 투자규정상 그러한 관여가 허용되지도 않는다'며 다만 '의결권과 발행회사 주주로서 배당 증액 요청을 포함해 ㈜LG나 기타주주들이 제안하는 일체의 안건에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업계는 실체스터가 LG가(家)의 가족 간 분쟁에 개입할 의도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족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시점에 지분을 확대해 5% 공시의무를 지게 된 배경에는 경영진과 지배주주를 압박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체스터는 국내에서 ㈜LG 이외에도 KT, 한국전력공사 등에 투자한 전례가 있다. 실체스터는 KT의 지분을 10년 이상 보유하는 동안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지만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에 나서진 않았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주주서한을 통해 전기 요금 인상 촉구과 배당 요구 등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실체스터는 2018년부터 ㈜LG의 지분을 보유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간의 투자 동안 아직 주주환원 등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진 않았던 점을 미뤄볼 때 KT와 유사한 투자 패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체스터가 과거 일본에서 적극적인 주주 행동을 전개한 경험이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실체스터는 2022년 일본 이와테은행(10.2%), 시가은행(7.8%), 교토은행(7.0%) 등 시중은행의 보유지분을 바탕으로 △50%의 배당성향 △주식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100% 배당 △일부 CEO 해임 등의 주주행동을 전개한 바 있다.

한편 ㈜LG는 이달 2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본사에서 제63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에서는 지난해 말 발표한 기업가치제고 계획에 따라 보통주 4만9828주, 우선주 1만421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