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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법정관리] 1조2000억 내준 메리츠금융 '냉가슴'…부동산PF 치명상 불보듯

Numbers_ 2025. 3. 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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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법정관리] 1조2000억 내준 메리츠금융 '냉가슴'…부동산PF 치명상 불보듯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 홈플러스 측에 1조2000억원을 빌려준 메리츠금융이 속앓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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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메리츠타워 전경 / 사진 제공=메리츠금융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 홈플러스 측에 1조2000억원을 빌려준 메리츠금융이 속앓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메리츠금융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전날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향후 경영난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메리츠금융의 사례처럼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확실한 담보를 잡고 고금리 대출로 수익을 올리던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최악의 경기를 맞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전제로 볼 때, 메리츠금융의 경우 자산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메리츠금융 계열사들이 홈플러스 측에 빌려준 금액을 보면 △메리츠증권 6551억원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 각 2807억원 등 1조2000억원 규모다. 홈플러스의 금융권 대출 규모가 1조446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차입이 메리츠금융으로부터 이뤄진 셈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초 홈플러스에 빌려준 해당 금액을 리파이낸싱하며 연장했는데 만기일은 2027년 5월까지다. 대출 이자율만 10%에 이르는 높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문제의 시작은 홈플러스가 전국 62개 점포를 부동산담보로 신탁한 뒤 1순위 우선수익권자로 메리츠금융을 설정했을 때부터이다. 이들 점포의 감정가액 합계는 4조8000억원으로 메리츠금융은 이번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하더라도 담보를 처분할 수 있다. 

신탁재산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지 않고 회생절차 개시에도 불구하고 담보권 행사 등 채권보전절차 실행이 가능하다. 다만 업계의 부정적 시각은 부동산 시장의 한파에서 기인한다. 가뜩이나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매각가와 감정평가액 사이의 괴리,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이 거론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아파트를 지으려는 시행사나 건설사들도 조심스럽다"며 "관건은 매각 가격과 입지로 홈플러스의 62개 점포 입지가 모두 시행사·건설사의 눈높이에 맞을 수 없고 중요한 건 매각 가격으로 감정평가 금액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팔아야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점포를 매각 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그동안 메리츠금융은 이자수익을 상실한 상태에서 대출자산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부동산PF 관련 대출로 높은 성장세를 누렸는데 이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보고서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지목했다. 한신평은 "메리츠금융은 부동산PF에 대한 적극적 영업으로 위험자산을 늘려왔는데 부동산PF 경기가 저하된 최근에도 국내 기업에 대한 거액의 담보부대출로 위험자산 인수를 이어가고 있다"며 "단일 차주에 대한 거액 신용집중위험을 계열사 전반에서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관적 전망은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캐피탈의 건전성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관련 대출 잔액이 '요주의이하' 여신으로 분류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요주의이하 여신은 1조1564억원가량으로 전체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6.53%이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3162억원(37.2%) 불어났다. 

홈플러스에 나간 대출 6551억원이 모두 요주의이하 여신으로 분류된다면 규모는 1조8115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를 고려하면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6.53%에서 10.2%로 3.7%p 높아지게 된다.

이들 계열사 중 메리츠캐피탈 사정은 가장 부정적이다. 부동산PF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인데 부동산시장 둔화에 실적과 건전성 측면에서 타격을 받으면서다. 메리츠증권의 지원에도 실적 개선이 요원한 상태로 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 1349억원을 거둬 전년보다 이익이 38% 급감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작년 6월 메리츠캐피탈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2000억원을 지원했다. 메리츠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9.0%로 높은 상황이다. 홈플러스에 빌려준 2807억원이 요주의이하여신으로 분류되면 이 비율은 13%를 넘길 수 있다.

메리츠금융 측은 "홈플러스에 대한 담보채권(신탁) 1조2000억원을 보유 중이나, 신탁사의 담보가치가 약 5조원대로 평가받는 만큼 자금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류수재 기자 rsj111@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