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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딜 인사이드] 파인테크닉스 매각, 경영권 프리미엄 '300%' 책정 근거는

Numbers 2025. 3. 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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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딜 인사이드] 파인테크닉스 매각, 경영권 프리미엄 '300%' 책정 근거는

미술품 경매 플랫폼을 운영하는 엄진성 아트컨티뉴 대표가 파인그룹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기업 ‘파인테크닉스’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엄 대표는 본인이 이끌고 있는 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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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파인테크닉스


미술품 경매 플랫폼을 운영하는 엄진성 아트컨티뉴 대표가 파인그룹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기업 ‘파인테크닉스’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엄 대표는 본인이 이끌고 있는 벤처캐피탈(VC) 아이원인베스트와 함께 300% 수준의 프리미엄을 얹어 오너일가의 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인수 금액은 최근 한 달 평균 주가, 연초 주가 등과 비교해 상당한 웃돈을 얹어준 모양새다. 파인테크닉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투자 밸류에이션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엄 대표는 파인테크닉스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그는 ㈜코데스, 홍성천 파인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구주 507만751주(지분율 31.26%)를 주당 5522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5월12일 잔금 납입 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엄 대표는 미술품 투자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사업가로 미술품 경매 플랫폼인 ‘컨티뉴옥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턴 VC인 ‘아이원인베스트’의 대표로 취임해 자본시장과 인수합병(M&A) 업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번 파인테크닉스 M&A 또한 엄 대표가 16.19%, 아이원인베스트가 15.07%씩 나눠 인수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엄 대표가 파인테크닉스 지분 31.26%를 확보하는데 280억원을 투입했다는 점이다.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일 기준 파인테크닉스의 시가총액인 235억원보다도 19%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최근 1개월 평균 종가 기준으로 보면 297.8%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책정했다. 연초 주가가 1149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80% 비싸다.

파인테크닉스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477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성자산 19억원을 반영한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458억원이다. 따라서 파인테크닉스의 기업가치(EV)는 1390억원가량으로 계산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계산할 때 수익가치와 자산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만, 파인테크닉스는 순이익이 적자인 상황이다. 2022년 9월 매출 비중 80% 이상을 차지하던 IT부품 사업부를 인적분할하면서 이익창출력이 급감했다. 2023년 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수익성의 지표가 되는 순이익이 적자일 경우 상장 밸류에이션은 영업이익에 기반한 EV/EBITDA가 활용된다. 파인테크닉스가 2023년 기록한 EBITDA는 13억원이다. 이를 EV에 적용한 EV/EBITDA 값은 약 49.17배다.

최근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멀티플은 더욱 커진다. 파인테크닉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직전 12개월(LTM) EBITDA 13억원을 고려하면 EV/EBITDA 값은 약 108.3배로 계산된다. 통상 M&A 시장에서 제조회사에 대한 EV/EVITDA가 8~10배 수준으로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파인테크닉스가 LED 조명시장에서 전체 누적점유율 1위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비싸게 평가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은 50% 넘어가면 일반적으로 높다고 보는 편이지만 적정값을 따지는 게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영역”이라며 “인수자 측에서도 여러가지 내재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블로터>는 파인테크닉스 측에 경영권 프리미엄 책정 근거에 대해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회사 관계자는 “유선상 취재는 받지 않고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