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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기업회생'에 애경·팀프레시도 '흔들'…구조조정 경고등

Numbers_ 2025. 4. 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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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기업회생'에 애경·팀프레시도 '흔들'…구조조정 경고등

‘명품 플랫폼 1위’로 주목받았던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해 티몬·위메프(티메프), 홈플러스에 이어 발란까지 회생절차에 돌입하고, 최근 팀프레시와 애경그룹마저 흔들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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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에 이어 발란까지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선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명품 플랫폼 1위’로 주목받았던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해 티몬·위메프(티메프), 홈플러스에 이어 발란까지 회생절차에 돌입하고, 최근 팀프레시와 애경그룹마저 흔들리면서 유통업계 전반에서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6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5부는 4일 발란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발란이 지난 3월 31일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5일 만이다. 법원은 채권자 목록 제출 기한을 4월 18일, 채권자 신고 및 조사는 각각 5월 9일과 23일로 정했다. 

회생절차에 따른 조사는 태성회계법인이 맡는다. 회계법인은 △회생 원인 △재산가치 평가 △계속기업가치 및 청산가치 분석 등을 포함한 조사보고서를 6월 5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발란은 6월 27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하며, 법원은 회생 인가 여부를 검토한 뒤 불승인 시 파산 절차로 전환할 수 있다.

이번 회생절차에서는 별도의 관리인이 선임되지 않아 최형록 대표가 기존대로 회사를 운영하게 된다. 다만 향후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경영진 교체가 가능하다.

발란이 법정관리까지 몰린 가장 큰 이유는 누적된 영업적자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은 한때 연간 거래액 3000억~4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표 명품 플랫폼으로 떠올랐지만, 티메프 사태 등으로 전자상거래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명품 시장의 위축과 높은 마케팅 비용, 고정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

실제로 발란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영업손실 724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부터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지난해에도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최형록 대표는 “올해 1분기 일부 투자 유치를 진행했지만 예상보다 자금 확보가 지연되면서 단기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며 “파트너사들의 채권을 안정적으로 상환하고 플랫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회생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전반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티메프에 이어 홈플러스와 발란까지 잇따라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도미노 위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 취약한 재무구조 등 공통된 요인이 이들을 법정관리로 내몰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기준 티몬은 자본총계 –6386억원, 위메프는 2023년 기준 –2441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1408.6%로 국내 상장사 평균의 14배에 달했다. 

이 같은 위기는 유통을 넘어 물류·생활소비재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최근 새벽배송 1위 대행업체 팀프레시는 자금난으로 인해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고, 애경그룹은 지주회사 AK홀딩스의 부채를 줄이고자 그룹 모태인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AK홀딩스의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는 4조원 수준, 부채비율은 328.7%에 달했다.

이유리 기자 yrle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