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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3조원대 누적 결손 해소... ‘적자 꼬리표’ 완전히 뗐다
쿠팡이 지난해 3조원을 웃도는 결손금을 모두 털어냈다. 창립 이래 6조원 넘게 누적된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을 감액하고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면서다. 2023년부터 2년 연속 영업 흑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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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지난해 3조원을 웃도는 결손금을 모두 털어냈다. 창립 이래 6조원 넘게 누적된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을 감액하고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면서다. 2023년부터 2년 연속 영업 흑자를 거둔 데 이어 회계장부상 수치까지 플러스(+) 전환하면서 ‘만년 적자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어냈다는 평가다.
‘자본준비금 → 이익잉여금’ 전입 완료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결기준 주식발행초과금 6조 2379억원 중 6조 216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다. 당기순이익(1조1598억원)까지 더해 마이너스(-) 3조 8675억원에 달했던 누적 적자를 메우고 3조 5083억원 상당의 이익잉여금을 확보했다. 쿠팡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누적 결손금을 정리하고, 과도하게 적립된 자본잉여금을 상법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해 결손금을 보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식발행초과금이란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발행함에 따라 생기는 초과분이다. 자본준비금에 속해 상법상 자본금의 1.5배를 넘기면 결손보전이나 자본전입에 쓰일 수 있다. 쿠팡의 자본금은 146억원, 보통주 1주당 액면가는 5만원이다.
쿠팡은 2013년 쿠팡Inc(당시 포워드벤처스LLC)로부터 받은 567억원가량의 현물출자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매년 유상증자를 통해 초과금을 6조원 넘게 쌓아왔다. 같은 기간 결손금도 나란히 불어났지만, 쿠팡으로선 믿을 구석이 있던 셈이다. 쿠팡의 연결 결손금은 지난 2014년 말 1207억원에서 2019년 말 3조 7592억원, 2022년 말 5조 9825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 적자를 지속하면서도 전국 30개 지역에 물류센터 100개 이상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결과다.
계획된 적자 마침표… ’쿠팡 천하’ 공고히
쿠팡이 계획된 적자에 완전히 마침표를 찍은 것은 불신이 팽배해진 시장 상황과 대비를 이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 7월 티몬·위메프부터 올해 홈플러스와 발란 사태까지 유통업계를 둘러싼 자본 잠식과 정산금 지연 우려가 날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흑자 기조에 접어든 데 이어 재무건전성까지 확보한 쿠팡 중심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굳혀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2023년 6174억원, 지난해 602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국내외 투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쿠팡은 내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전국 9개 지역에 9개 대형 물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지방 소도시에도 ‘미니 물류센터’ 구축을 확대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을 잘 내고 있는데도 오랜 기간 수조원대의 대규모 결손금을 회계장부에 유지하는 것은 금융시장이나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트릴 수 있다”며 “창립 후 2022년까지 매년 누적 영업손실이 늘었기에 쌓이는 결손금을 해소할 니즈가 없었지만, 2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자체 재원을 대폭 늘린 만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Inc에 대한 배당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이번에 전환된 3조 5000억원가량의 이익잉여금을 배당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이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5조원을 훨씬 웃돌기 때문에 실질적인 배당 여력도 풍부한 상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모회사(쿠팡Inc)가 미국에 상장된 만큼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따져볼 문제이지만, 세법상 자본준비금의 전입을 거쳐 배당을 실시하는 감액배당은 내국법인의 경우 법인세 이연 효과가 있다”며 “쿠팡이 회계상 이익잉여금을 확충한 건 배당을 염두에 둔 움직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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