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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보고서] 4곳 중 1곳 유동비율 두 자릿수 그쳐…빚 갚느라 '허덕'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4곳 중 1곳은 유동비율이 두 자릿수대에 머물며, 올해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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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4곳 중 1곳은 유동비율이 두 자릿수대에 머물며, 올해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빚더미에 발목을 잡힌 한국전력공사의 유동비율이 유일하게 50%에도 미치지 못하며 최하위에 자리했고, 이어 LG디스플레이와 대한항공의 성적이 나쁜 편이었다. 아울러 최근 조 단위 자금조달에 나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 등도 관련 지표가 하위권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9일 코스피 상장사들 중 금융사·투자전업사·펀드를 제외하고 올해 1분기 말 시총 상위 100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평균 유동비율은 131.4%로 전년 말보다 3.7%포인트(p)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 부채 상환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항목이다. 기업이 1년 안에 현금으로 만들 수 있는 유동자산을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값이다.
이 수치가 낮은 기업일수록 갑작스러운 금융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200% 이상을 유지할 때 이상적이라고 판단하고, 100% 이하이면 부실 우려가 있다고 본다. 다만 업종별 특성에 따른 차이 등은 고려해야 한다.
유동비율이 두 자릿수대에 머무른 기업은 총 25곳이었다. 당장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전부 정리해도 연내 상환해야 할 부채를 모두 메꾸지 못한다는 얘기다.
기업별로 보면 한전의 유동비율이 45.7%로 같은 기간 대비 2.5%p 하락하며 최저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는 LG디스플레이가 63.8%로, 대한항공이 68.4%로 각각 4.6%p와 22.9%p씩 떨어지며 해당 수치가 낮았다.
이들은 불어나는 빚에 억눌려 있다. 공기업인 한전이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만 63조9688억원에 이른다. 1년 새 4.4% 더 늘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15조8591억원으로, 대한항공도 16조9735억원으로 각각 14.2%와 80.4%씩 관련 금액이 증가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77.9%) △한국가스공사(79.8%) △한진칼(80.2%) △CJ(81.0%) △SK텔레콤(81.1%) △넷마블(82.7%) △LIG넥슨원(84.4%) 등이 조사 대상 기업들 중 유동비율이 낮은 10곳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포함해 유동비율이 100%를 밑도는 곳은 △한화시스템(85.4%) △CJ제일제당(85.8%) △S-Oil(86.2%) △한온시스템(88.2%) △HD현대중공업(88.2%) △한화에어로스페이스(89.6%) △한화솔루션(93.0%) △GS(94.2%) △코웨이(94.3%) △SK(94.3%) △삼성SDI(95.2%) △SK이노베이션(96.3%) △이마트(96.5%) △효성중공업(98.2%) △에코프로머티(99.5%) 등이었다.
여기서 이목을 끄는 곳은 우선 CJ제일제당이었다. CJ제일제당은 최대 6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바이오사업부 매각 여부를 두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협의 중이다. MBK 측은 인수 가격으로 5조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고한 기업들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예고한 상태다.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던 당초 방안보다는 액수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큰 규모다. 앞서 삼성SDI도 2조에 달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공개했다.
반면 유동비율 순위에서 최상단에 위치한 기업들은 이 수치가 수천%에 이르기도 했다. 유동비율은 통상 높을수록 경영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지나치게 값이 크면 재무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최고의 유동비율을 나타낸 곳은 시프트업으로 2686.0%에 달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동서의 유동비율 역시 각각 2220.8%와 1517.4%로 1000%를 크게 상회했다. 이어 △HMM(763.5%) △크래프톤(637.7%) △엔씨소프트(555.1%) △SK바이오사이언스(507.6%) △삼성SDS(360.8%) △HD현대마린솔루션(313.9%) △오리온(306.4%) 등이 유동비율 상위 10개 기업으로 꼽혔다.
부광우 기자 bo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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