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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유상증자, 한화에어로·삼성SDI와 무엇이 달랐나
포스코퓨처엠이 단행한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증자 발표 당일 포스코홀딩스가 과반 지분 전량 인수를 즉각 결의하고 5256억원을 책임지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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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이 단행한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증자 발표 당일 포스코홀딩스가 과반 지분 전량 인수를 즉각 결의하고 5256억원을 책임지는 방식은 사실상 그룹 차원의 '보증' 성격을 띈다.
최대주주가 전면 참여를 즉각 결정한 대응은 자회사에 대한 명확한 책임 의지이자 시장 신뢰 회복을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비슷한 시기 유상증자를 추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사례와 비교하면 포스코홀딩스의 대응은 한층 두드러진다.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자 지분 33.95%를 보유한 최대주주 ㈜한화는 해당 물량 전량에 참여하며 약 98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김승모 ㈜한화 대표이사는 "자회사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와 대주주로서의 책임 이행"을 이유로 들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재무적 부담을 감수한 고강도 결단이었다.
출자 당시 ㈜한화의 현금성 자산은 2298억원(2024년 말 기준)에 불과했다. 실탄보다 4배 이상 큰 증자 참여를 위해서는 차입 및 유동자산 매각이 불가피한 구조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참여는 지분 희석을 방지하고 향후 지배력 강화를 노리는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대응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체제 강화와 맞닿은 승계 포석의 일환이라는 해석을 제기했다. 방산·우주 부문의 통합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적 위상 제고와 지배구조 안정성 확보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포스코퓨처엠과 지분 구조 양상이 다르다. 삼성전자의 삼성SDI 지분율은 19.6%에 불과하며 삼성 전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40%에 채 미치지 못한다. 사실상 소액주주 중심 기업이다. 이러한 특성은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SDI는 올해 초 2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중장기 투자를 위한 안정적 자금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차입과 회사채 외에도 자기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포스코퓨처엠과 유사하게 레버리지 리스크 관리를 의식한 자본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종 확정 금액은 1조6549억원으로 축소됐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하락한 주가와 시장 수요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주가 폭락과 소액주주 반발, 실권주 우려 등이 뒤따랐다. 삼성전자는 지분율에 해당하는 228만4590주, 약 3340억원을 참여하기로 했다. 삼성SDI가 유상증자를 발표한 지 48일 만의 결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삼성SDI는 재무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과의 소통 역량 한계를 보였다. 동일한 조달 전략이라도 대주주 참여의 폭과 대응 속도에 따라 시장의 해석과 수용 정도는 전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59.7%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홀딩스가 신주 전량을 전격 인수하며 그룹 차원의 명확한 지원 의지를 시장에 각인시켰다. 공기업 출신 민영화 기업이라는 태생적 특성 덕분에 오너 승계 이슈와도 거리가 먼 지배구조를 갖춘 점도 시장 내 신뢰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순수한 사업 논리에 따라 이뤄진 유증 참여라는 점은 한층 돋보인다는 평가다. 포스코홀딩스의 신속하고 전폭적인 지원 결정은 포스코퓨처엠 입장에서는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낮추고 투자 지속성을 보장받는 안전판으로 작용한 셈이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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