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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승 슈크란코리아 대표 “K-브랜드, 중동 진출 실무 책임진다”
국내 중소기업이 중동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가별로 까다로운 수입 인증과 라벨링 규제가 적용되고, 일부 품목의 경우 할랄 인증까지 요구된다. 여기에 통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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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기업이 중동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가별로 까다로운 수입 인증과 라벨링 규제가 적용되고, 일부 품목의 경우 할랄 인증까지 요구된다. 여기에 통관·유통 절차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현지에 등록된 수입자대행자(IOR)를 확보하지 못하면 판매는커녕 입점조차 어려운 구조다.
문제는 이 같은 제도적 장벽 외에도 ‘관계 중심’이라는 중동 특유의 비즈니스 관행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신뢰와 네트워크가 거래의 전제가 되다 보니 현지 파트너사나 공공기관과의 접점을 만드는 일부터 난관에 부딪치기 일쑤다.
이런 가운데 중동 현지 유통망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계약부터 통관·판매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제도적 복잡성과 현지성과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연결 창구로 떠오르며, 새로운 시장 진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명은 아랍어로 “감사합니다”를 뜻하는 ‘슈크란(Shukran)’에 한국 기업임을 나타내는 의미를 더해 만든 ‘슈크란코리아’다. 사명에서 보듯이 중동 문화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나타난다. 실제 슈크란코리아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지에서 실질적인 사업을 벌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승 슈크란코리아 대표는 최근 <블로터>와 인터뷰에서 “슈크란코리아라는 이름은 한국에 고마움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지만 중동에서는 내 이름은 몰라도 회사 이름은 기억했다”며 “결과적으로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각인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중동 수출' 중심에 선 스타트업
슈크란코리아의 초기 비즈니스모델(BM)은 ‘할랄 오어 낫’이라는 이름의 정보 솔루션이다. 무슬림 소비자가 식품이나 화장품 성분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종교적으로 허용된 제품인지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할랄 규정집을 학습시킨 뒤 성분 분석과 분류 기준을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한다. 중동 현지에서 실제 소비자가 겪는 ‘정보의 비대칭’을 기술로 해소하겠다는 접근이었다.
이 같은 기술적 접근은 김 대표의 개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그는 슈크란코리아 설립 전 5년 동안 아부다비 정부기관에서 근무하면서 한국과 중동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종교적 간극을 직접 체감했다. 김 대표는 “한국과 중동이 매우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간극을 ‘기술’로 좁힐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기술 기반으로 출발했지만 실제 수익은 중동향 무역과 이를 뒷받침하는 통합 물류 서비스에서 나온다. 국내 제품을 UAE에 유통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슈크란코리아는 국내 제품이 중동 현지에 도달하고 유통되기까지 필요한 절차를 기업 대신 설계하고 실행한다.
슈크란코리아의 사업 구조는 단순한 판매 중개를 넘어 제품 인증, 세관 통관, UAE 현지 아마존 입고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풀필먼트 기반의 유통 시스템이다. 제품 수출의 ‘First Mile’부터 고객에게 도달하는 ‘Last Mile’까지 이어지는 종합 솔루션을 갖춘 것이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슈크란코리아는 아마존코리아의 공식 파트너로 등록돼 있다. 국내 유수의 브랜드를 상대로 UAE 내 아마존 풀필먼트를 전담하고 있다. 상품과 포장, 배송, 수수료 등 FBA(Fulfillment by Amazon) 규정에 맞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UAE 내 온·오프라인, 도소매 유통사의 규격에 따라 자사의 협력업체를 통해 현지 물류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 회사인데 무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중동이라는 시장은 현지인들의 신뢰 없이는 진입이 어려운 곳인데, 현지에서 직접 겪었던 행정 체계와 문화, 그리고 그 안에서 쌓은 네트워크가 지금 사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데 큰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슈크란코리아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전시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용역을 시작으로 올해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주관하는 ‘UAE K-Beauty 홍보 마케팅’ 사업을 수주해 진행 중이다. 이런 B2G 모델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국내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영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다.
'한국 브랜드' 진입 목적의 구조 설계
슈크란코리아는 단순한 수출 지원을 넘어 중동판 플랫폼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가 중동 시장에 보다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유통 기반 역할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중동에서 한국의 좋은 제품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놓아주는 일종의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단순한 중개나 수입대행이 아닌, 제품 발굴부터 인증, 통관, 유통, 마케팅까지 연결된 구조를 갖추고 이를 반복 가능한 모델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반도체로 시작했지만 유통으로 더 큰 성과를 낸 실리콘투처럼 슈크란코리아도 AI 기반 정보 솔루션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유통과 무역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사업 성과를 만들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알리바바처럼 중동에서 한국 브랜드를 위한 입점 창구이자 확산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플랫폼 구상은 단순히 자체 성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플랫폼이 구축되면 이후 진입하는 스타트업·브랜드들이 더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중동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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