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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스톤파트너스, 증권신고서 정정 '초기투자 리스크' 해소 안간힘

Numbers 2023. 10. 13. 18:09

(사진=캡스톤파트너스)


코스닥 시장 상장에 재도전하는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인 ‘캡스톤파트너스’가 증권신고서에 피투자사 업력별 신규 투자 추이를 담았다. 금융당국의 정정요구에 따른 것이다. 청산 조합 회수 실적 및 재무적 성장성과 안정성 등을 뒷받침하는 내용도 구체적으로 추가했다.

다른 VC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초기 투자에 집중한데다 최근 실적도 좋지 않아 향후 수익성 개선 기대 요소 등을 증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캡스톤파트너스의 정정된 증권신고서엔 회사의 업력별 신규투자 추이가 담겼다. 올해 앞서 상장한 VC인 대성창업투자와 LB인베스트먼트 등의 증권신고서에 VC들의 평균적인 업력별 신규투자 추이만 담긴 것과 비교된다.

증권신고서 내용을 보면 올 6월 기준으로 VC들의 업력별 신규투자 추이는 △초기(3년 이하) 27.8% △중기(3년~7년) 38.0% △후기(7년 초과) 34.2%다. 하지만 캡스톤파트너스의 업력별 신규투자 추이는 △초기 54.6% △중기 25.9% △후기 19.5%다. 초기와 중기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VC들은 중기와 후기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인데 캡스톤파트너스는 초기에 집중된 편”이라며 “요즘 VC들이 딜 선점을 위해 이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투자는 높은 멀티플(투자배수)을 기대하는 만큼 리스크가 큰 편이라 이와 관련 자세한 정보를 금융당국에서 요구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상장을 철회한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증권신고서 내용을 세 차례 정정했던 배경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초기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액셀러레이터(AC)다. 금융당국의 보완 요구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피투자사명, 투자시기, 회수시기, 회수기간, 회수총액, 처분차익 등 회수 현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VC 증권신고서에 회수총액과 방법 등 비교적 간단한 내용만 담긴 것과 대조적이다.
 

(사진=캡스톤파트너스 증권신고서)

 
이와 함께 캡스톤파트너스의 정정신고서에는 청산 조합 회수 실적, 재무적 성장성과 안정성 등을 뒷받침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실적이 저조한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초기 투자 비중이 큰 데 따른 것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 기대 요소 등에 대한 증명이 필요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캡스톤파트너스가 청산한 3개 펀드의 단순평균 Net IRR(순내부수익률)은 1%가 안 된다. △캡스톤초기전문투자조합 5.58% △2010KIF-캡스톤 IT전문투자조합 -13.11% △캡스톤3호벤처투자조합 9.00%다. Net IRR은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등의 비용을 차감하고 난 뒤의 펀드 내부수익률로 변동성이 큰 편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국내 벤처펀드의 평균 Net IRR은 5.3%다. 앞서 상장한 LB인베스트먼트의 전체 청산펀드 평균 Net IRR은 10.0%(올 3월 증권신고서 제출 기준)다. LB인베스트먼트는 주로 중·후기 투자를 한다.

최근 수익성도 부진하다. 올해 반기 당기순이익은 9억4100만원이다. 연으로 환산하면 18억8100만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1억2400만원이다. 이에 캡스톤파트너스는 증권신고서에 △2022년 이후 청산 조합이 없어 영업수익이 감소했고 △각종 대외변수로 인해 피투자회사 재무실적과 가치평가가 저조해 지분법이익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을 추가했다.

더불어 유동비율이 지난해 기준 56.31%로 업종평균 216.56%보다 낮다. 이에 대해선 단기차입을 통해 관계기업투자주식을 취득해 낮아졌으나 조합결성에 따른 AUM(운용자산) 상승으로 관리보수가 증가해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개선돼 향후 유동비율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했다.

정정신고서를 통해 초기 투자를 전문성으로 내세워 회사 경쟁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TIPS 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운영사로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하는 경우 정부지원금을 통한 추가 자금 확보가 가능하고 관련 초기 기업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정정신고서 제출과 함께 캡스톤파트너스의 상장 일정도 미뤄졌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은 이달 26일 이뤄지며 공모가액은 11월 3일 확정된다. 청약 일정은 11월 6일부터 이틀 간이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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