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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가 2024년 게임 사업부문에 외부 게임을 배급 및 서비스하는 '퍼블리셔(배급사)'라는 새로운 성장 청사진을 그렸다. 그동안 '서머너즈 워' IP(지식재산권)와 야구게임 등 자체개발 게임 위주로 게임 사업을 진행해 온 컴투스는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자사 게임 라인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준다는 전략이다. 2014년을 기점으로 서머너즈 워와 야구게임 강자로 자리잡았던 컴투스는 10년 뒤인 2024년, 글로벌 퍼블리셔라는 역할을 더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퍼블리싱 도전은 2023년 3월 선임된 송재준 GCIO(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읽힌다. 컴투스 대표 시절, 서머너즈 워 시리즈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사업으로 컴투스의 해외 역량을 키운 송 GCIO는 미래 성장동력을 글로벌에서 발굴한다는 목표다. 이에 송 GCIO가 형인 송병준 컴투스 의장 겸 GSO(글로벌 전략 책임자)과 보여줄 해외 시장에서의 시너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송병준 GSO와 송재준 GCIO, 'G(글로벌)' 직책 신설 이후 변화
컴투스는 지난 25일 퍼블리싱 신작 미디어 쇼케이스 '더 넥스트 스테이지'를 열고, 2024년 상반기 론칭할 신작 3종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와 'BTS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를 공개했다.
"넥스트 스테이지, 즉 미래 먹거리를 소개하는 컴투스의 다음 행보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언급한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의 말처럼, 이날 미디어 쇼케이스는 컴투스에게 있어 특별한 자리였다.
또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연 것은 2014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관련 발표를 마련한 뒤 약 10년 만이기도 했다. 당시 발표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현재 컴투스의 DNA가 됐듯, 이번에 공표한 퍼블리싱 사업 역시 컴투스의 새로운 정체성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졌다.
컴투스가 글로벌 게임 배급사로의 새 정체성을 찾은 건 송재준 GCIO 체제와 밀접하다. 송 GCIO는 2021년부터 2023년 3월까지 컴투스 대표를 지낸 후, 2023년 3월 컴투스의 글로벌 투자를 총괄하는 첫 GCIO로 선임됐다. GCIO는 게임 뿐만 아니라 콘텐츠, 블록체인 등 다양한 사업의 투자처를 해외 시장에서 발굴하기 위한 직책이다.
송 GCIO는 경영인 이전에 투자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2016년 그가 대표를 지냈던 게임빌컴투스플랫폼(현 하이브·Hive)은 글로벌 게임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2020년부터는 벤처캐피탈 기업 크릿벤처스를 설립해 운영하며 투자 역량을 키웠다.
컴투스 대표 재직 당시에도 현 이주환 컴투스 대표와 각자대표로서 게임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거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는 신규 사업을 담당했다.
컴투스가 글로벌 사업에 주력하는 'G(글로벌)' 직책을 신설한 건 GCIO가 두 번째다. 2021년 컴투스홀딩스(옛 게임빌)·컴투스는 이사회 의장직을 신설하고 송병준 당시 대표를 의장 겸 GSO(글로벌 전략 책임자)에 선임했다. 서머너즈 워 등 게임사업과 더불어 외국 개발사 지분을 취득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사업 행보를 보인 만큼 송병준 GSO 체제 이후 글로벌 사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이후 2년 뒤 송병준 의장·GSO의 해외 시장을 기반으로 한 성장 전략에 송재준 GCIO가 실질적인 투자 성과를 내는, 컴투스의 새 글로벌 전략이 구축된 것이다.
컴투스가 게임 사업부문에 힘을 주는 것 또한 송재준 GCIO 선임과 비슷한 시기에 예견된 바 있다. 컴투스가 2023년 1월 넷마블 사업그룹장을 지낸 한지훈 게임사업부문장(상무보)을 영입하면서다.
한 부문장은 이주환 컴투스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아 사업부문장으로서 컴투스의 게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 부문장은 2013년 넷마블에 합류해 사업본부장으로서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 '마블퓨처파이트' 등의 게임 서비스를 담당했다. 넷마블 또한 해외 시장에서 다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한 부문장의 해외 서비스 경험 또한 컴투스 영입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컴투스의 2023년 3분기 연결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컴투스의 2023년 누적 매출액 6077억원 중 게임사업에서 내는 매출은 71.7%인 4225억원이다. 이외에는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지난 25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한 부문장은 "컴투스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나온다"고 언급하기도 할 정도로, 해외 사업은 컴투스의 핵심이다.
게임 매출 70% 해외서 나와
컴투스는 그동안 게임사업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해왔다. 2023년 3분기 게임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p) 증가한 70.9%다. 해외 시장 공략에 활용된 대표적인 게임이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자리잡은 이후 2022년 출시한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로도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또 다른 강점인 야구게임 역시 MLB 라이선스를 활용하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게임 뿐만 아니라 서머너즈 워는 한국 모바일 게임 최초로 2017년부터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e스포츠 대회 'SWC(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를 개최하고 있다. SWC는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만큼 각 연도의 파이널 대회는 미국 LA(2017년), 서울(2018년, 2022년), 프랑스 파리(2019년), 태국 방콕(2023년)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됐다.
2023년 컴투스가 핵심 비즈니스로 주력했던 메타버스 사업을 정리한 것도 해외 게임사업 투자를 강화한 배경으로 꼽힌다. 컴투스는 2023년 9월 메타버스(가상세계) 계열사 '컴투버스'를 대상으로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컴투스는 메타버스를 비롯해 블록체인, 미디어 콘텐츠 신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적자 규모가 커지자 메타버스 사업인 컴투버스의 규모를 줄이는 선택을 했다.
송 GCIO는 블록체인과 함께 메타버스 사업의 해외 확장을 맡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경영 악화 등으로 신사업의 재편하고 게임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게 됐다.
컴투스 관계자는 <블로터>에 "GCIO가 맡은 투자의 개념 및 범위는 미디어/콘텐츠 뿐만 아니라 게임도 포함된 만큼 2023년 재편된 컴투스의 새 최고 경영진 체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안신혜 기자 doubletap@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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