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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종 CFO, SK매직 구원투수 될까?

Numbers 2023. 10. 20. 13:47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매직 사옥 및 정한종 경영전략본부장. (자료=SK네트웍스)

 

SK매직의 경영 위기가 심화되면서 모회사인 SK네트웍스는 올해 7월 경영진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지난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지만 이후 실적이 꾸준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SK매직은 김완성 대표, 정한종 경영전략본부장(CFO)을 앞세워 기업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정 본부장은 오너 3세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최 사장과 런던 비즈니스스쿨 MBA를 함께 수료한 정 본부장은 삼성전자에서 17년간 글로벌 지역을 중심으로 재무, 회계를 담당한 ‘재무통’으로 통한다. 지난 2021년 SK네트웍스로 자리를 옮긴 정 본부장은 글로벌투자센터와 신성장추진본부, SK매직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에 몸 담았다.

특히 SK네트웍스의 신성장추진본부는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모를 꾀하고 있는 회사의 핵심으로 최 사장이 직접 관리하는 부서 중 하나다. SK네트웍스 재무실 출신의 전임 CEO·CFO가 SK매직을 되살리는데 실패하자, 최 사장의 신임을 받는 정 본부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하게 됐다. 전 CFO인 이영길 전 본부장이 연초 부임한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경영난’ 빠진 SK매직…1년 내 갚을 돈만 3800억원

 

SK매직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의 생활가전을 고객에게 빌려주는 렌탈 사업을 주축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렌탈 사업은 렌탈 계약기간에 따라 수년에 걸쳐 현금이 환입되기 때문에, 미래에 회수가 가능한 금액은 매출채권으로 계상한다. 기업들은 이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금융권으로부터 차입을 조달하고, 이 돈으로 상품을 매입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제 취임 석달째인 정 본부장은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지난 2017년 회사채 시장에 처음 진입한 SK매직은 매년 차환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부족한 금액은 기업어음(CP), 금융권 차입으로도 조달한다.

이렇게 빌린 차입금과 사채 규모는 7159억원(리스부채 제외)이다. 이 중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 기준 SK매직이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과 사채 규모는 3769억원에 달하며 단기성 빚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렌탈 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단순히 빚이 많은 것은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최근 SK매직의 차입구조가 다시 단기화 되면서 정 본부장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앞서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해 온 SK매직은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는 것이 숙제였다. 실제 SK매직은 2021년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상향되며 회사채 발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통상 4~6%인 단기차입금 금리에 비해 회사채는 1~3% 수준의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입구조 장기화 ‘숙제’…손익개선에 집중

 

하지만 최근 고금리 기조와 경기 불황으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SK매직은 지난해부터 3년물 위주였던 사채를 1년물, 1.5년물 등 단기로 발행했다. 이 중 지난해 하반기 SK매직이 발행한 1년물 회사채의 경우 조달 금리는 9%에 육박한다. 이에 SK매직의 이자비용 부담은 지난해 상반기 6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51억원으로 늘어났다.

정 본부장은 당장 손익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실적이 다소 개선됐는데도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SK매직의 신용등급은 현재 A+로 비우량채에 속한다. SK매직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요인 지표가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기준 이하를 밑돌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날(18일) SK매직의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으로 △차입금의존도 45% 초과 △EBITDA 마진 20% 미만 지속 △렌탈시장 경쟁심화에 따른 렌탈계정 성장둔화를 제시했다.

SK매직의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52.1%, 지난해 56.2%, 올해 상반기 56.2%를 기록했으며, EBITDA 마진 또한 지난해부터 19.1%로 20% 이하로 내려왔고, 올해 상반기에도 17.7%로 떨어졌다.

SK매직 관계자는 “11월 2년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시행한 뒤 (흥행이 된다면) 증액을 검토할 것”이라며 “증액을 하지 않더라도 추가적으로 차입, 사채 발행 등을 추진해 차환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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